우리 민족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은 굳이 귀성길의 혼잡함과 온 가족이 모여 즐거워하는 9시 뉴스의 영상을 거론하지 않아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는 말과 같이 수확의 기쁨을 누리며 부족함이 없는 아주 풍성한 명절이다. 고국에 있을 때는 풍성함에 대해 감사하지 못하고 지내 온 것 같은데, 환자가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듯 2억만 리 먼 타국에서 보내는 명절은 여러모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또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일 깨워 주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 대영박물관 앞에 설치된 장승, 걸려있는 관광객들의 소망

지난 9월22일 (토)-런던 현지 날짜- 대영박물관에선 풍물과 함께하는 아리랑 과 대~한민국이 울려 퍼졌다. 주영 한국문화원 주관으로 열린 "Korean Harvest Festival"이 이날 오후 12:00부터 5:00시까지 진행 되었는데, 진행 되는 동안 눈시울이 뜨거웠다 식었다 몇 번을 반복 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이날 행사장에는 주영 대한민국 대사님과 문화원장님 내외분 그리고 대사관 직원 가족 여러분들이 나와서 행사 홍보와 진행을 도왔다. 이 행사의 서막은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며 또한 풍성한 추석이 되길 바라며, 이곳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되어 장승에 각자의 소망을 비는 것으로 시작 되었다. 동시에 송편을 시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우리 음식을 알리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 송편을 먹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

박물관 내부에서는 취화선, 대장금 등 두 편의 영화 상영, 목판화 인쇄 체험, 한지 등 만들기와 같은 워크샵 그리고 갤러리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이곳을 찾은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관심을 갖게 하였다.

박물관 정원에서는 사물놀이, 강강술래 그리고 단심 줄 놀이 순으로 진행 되었다. 이런 행사들은 영상매체를 통하여 봐 왔기에 지루할 거라 생각 되었는데, 공연하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아리랑을 부르고 대한민국을 외칠 때에, 향수에 푹 빠져 헤어날 수 없었다. 외국에 나오면 누구나 다 애국자가 된다고 하던데, 이 순간만큼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웠던 때가 있었을까? 정치, 경제 이런 종류의 사건들과 별개로 교민들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고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좀 더 살기 좋고, 세계에 그 위상을 높이 세우게 되길 소망하는 순간이었다.
▲ 단심 줄 놀이의 클라이막스

또한 외국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진행된 강강술래, 단심 줄 놀이는 피부색, 언어 그리고 문화를 뛰어넘어 이곳에 모인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고 말 그대로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해 냈다. 음악이란 것은 묘하게 가사를 이해할 수 없고, 리듬이 익숙하지 않아도 사람의 감성을 요동치게 한다. 풍물에 맞춰 하나로 뒤엉켜 즐기는 관광객들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을 알리는 이런 종류의 행사들이 많이 기획되고 개최 되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 이 순간 만큼 모든걸 초월하여 사물놀이의 흥에 맞춰 하나가 되었다.


외국생활 8개월째 조국에서 살아온 날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이지만, 외국에서 생활 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나에게 주어 졌음을 감사하며, 명절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함을 글로 안부를 전 할 수밖에 없음을 아쉬워하며 끝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나의 영국 아리랑을 기대하며 모두에게 행복한 추석 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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