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가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각종 규범과 제도에 억눌려온 학생들의 눈빛에 잠시 생기가 돈다. 축제 때문이다. 축제는 연례행사처럼 열리지만 분명 그 속에서 많은 학생들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마음으로 학문에 정진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용봉 대동풀이’는 말 그대로 맺힌 것을 풀고 함께 나아가자는 함의를 담고 있다. 자유와 민주를 위해 싸웠던 저 지난한 전통적 요소와 새로운 세계와 문화를 갈망하는 창조적 요소를 아우르는, 참으로 신선한 명칭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축제모습은 어떤가. 생산적이고 교육적인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연예인 초청과 도박성 게임, 주막운영 등 매년 똑같은 행사가 반복되고 있다. 흔히 보는 상업적인 콘서트나 유원지 행락객들의 그것과 우리의 축제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대학 축제는 이제 상업적이며 제도화된 일상일 뿐이다. 축제가 총학생회를 비롯한 몇몇의 간부, 동아리, 저학년 중심으로 치러지고 있다는 지적 또한 귀기울여야한다. 축제는 대학 구성원 모두의 것이다. 전구성원들이 합의하고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학 축제는 변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축제 대신 취업 페스티벌을 하기도 한다. 우리대학 또한 축제 안에 모의 공무원 시험보기가 있다. 이는 변화하고 있는 학생들의 감수성과 요구를 담아내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분명 전통적인 대학축제의 모습과 다르다. 이번 대동풀이에서는 외국인 학생을 참여시키는 프로그램도 볼 수 있다. 본교도 이제 외국학생들이 수백 명이 넘는 글로벌한 대학이 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외국학생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눈여겨 볼만하다. 그 밖에, 학술행사와 강연, 자선행사, 모금운동, 각종 전시회와 캠페인, 문화공연 등 교육적이면서 독창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 개개인의 공동체의식과 주인의식이다. 일반 학생들이 축제의 단순 수용자가 아니라 곳곳에서 작은 기획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민들도 함께 참여하고 축하하는 축제가 될 때, 비로소 축제는 새로운 문화창출의 기능을 회복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