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봉 교수는 ‘학벌 없는 사회’의 사무처장, 정책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학벌체제를 타파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또 ‘전교조 전국도덕교사모임’에 참여해 도덕교육의 혁신을 위해 애써왔으며 ‘학벌 사회’를 출간하기도 했다.

우리는 서울의 명문대학이라고 부르는 대학과 비교할 때는 ‘지방대와의 차별’이라고 이야기 하곤 하는데 막상 우리가 광주의 다른 사립대학과 비교할 때는 우월감과 무시성 발언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러한 우리 안의 이중성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가?

=최근 여수캠퍼스와의 통합 과정, 광주지역 대학들과의 관계들 속에서 차별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들 역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광주라는 도시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동체 문화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배타성으로 나타난다. 그런 것을 늘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 인적 구성이 모교중심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과의 한 교수가 서울에 있는 모임에 가면 위화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형님들의 나라’처럼 자기들끼리 뭉치고 떠받드는 모습을 나타낸다. 우리 또한 이런 모습이 똑같이 있을 수 있다.

‘학교나 정부가 교육을 자원개발로 보고 있고, 학생들 또한 교육을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문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이러한 것들이 학벌사회의 원동력이라고도 보는데 그런 점에서 지금의 대학생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우리가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 일방적으로 출세를 향하고 있다. 이는 학문과 대학교육의 존재 이유에 어울리지 않는다. 공부를 하고 배움의 결과로 직장을 얻고, 출세를 할 수는 있지만 배움의 목적이 출세라고 말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학문의 존재 이유, 대학의 존재 이유가 출세하는 것에 있지 않은데 출세를 목적으로 삼으면 학문자체에서 탁월함을 찾을 수 없다.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출세를 하느냐 이전에 학문의 존재이유와 의미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에 반해 특수한 사례도 있다. ‘인문학의 위기’라고 외치는 소리가 무색하게 우리 대학에서는 인문학 관련 수업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 이는 우리 대학의 희망이라고 본다. 전남대는 그런 점에서 특별한 사례고 학생들이 이에 자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전남대는 5·18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5·18 정신은 인간의 이기적 욕망을 뛰어넘어 참된 이상을 향한 헌신적 모습이라고 본다. 전남대 학생들이 뜻을 찾고 개인적 출세에만 목매지 말고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미래를 염려하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길 바란다.

현재 대학은 재정을 이유로 학생 인원을 감축하고 있고, 대학의 구조조정, 경쟁력 제고 등의 정책을 펴고 있으며 대학간 서열이 매겨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도 학벌 사회의 한 단면으로 보는가?

=이는 학벌사회의 한 단면이다. 이는 등소 자기규정이라고 본다. 자기 정체성은 등소가 아니라 추구하는 이상에 있다. 전남대는 5·18 대학이라는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대학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대학 본부에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만의 정체성이 필요하다. 자기 정체성이 필요하지 등소자기 정체성 규정은 학벌 사회의 잘못된 단면이다.

 ‘신정아 씨 사건’ 이후로 학벌 위조 관련 사건이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이번 문제가 학벌중심사회를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보는가?

=의외로 이러한 문제에 관해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둔감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거기에 비하면 일반 시민의 관점은 건강하다고 본다. 사회 부조리는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사회적 모순, 부조리를 없애는 것, 규칙을 먼저 정당화해야 한다. 왜 우리 사회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를 묻고 개인의 도덕성을 꾸짖기보다 학벌사회를 비판해야 한다.

지금의 학벌중심 사회를 당장 바꾸기는 어려운 일인데 우리 안에서 이러한 현실을 깰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국립대학 통합 전형, 국립대학 사이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학생들이 노력해야 한다. 1차적으로 안되지만 국립대가 평준화되기 위해 ‘공통전형, 국립대 간 이동, 입학과 졸업 대학이 같을 필요가 없는 것’ 등의 문호개방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상상력을 내고 운동해야 한다. 상상만 하더라도 차별이 없어질 것이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