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우리 대학에 입학한 A 군은 지난 해 1학기 까지만 마치고 휴학 후 ‘반수’를 했다. 지방대인 우리 대학을 졸업해도 비전이 없을 것 같아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였다. 부모님께도 죄송스럽고 자신에게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다시 재수를 할까 고민 끝에 복학했다. A 군은 요즘 ‘지방 다른 대학보다는 그래도 우리 대학이 낫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새로 시작된 학기에 적응 중이다.

“아직도 지방대학 출신에 대한 차별이 있어요”

우리 대학에서 2006년 10월 1일을 기준으로 한 학기 동안 휴학한 학생은 1만3백21 명, 자퇴한 학생은 4백7 명이다. 그 중 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자퇴한 학생의 수는 2백46 명에 달한다. 올해 1학기 휴학한 학생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그들은 왜 학교를 떠나는 것일까?

“예전부터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수능 점수 때문에 우리 대학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게 됐다”는 정찬원 군(신방·자퇴)은 “꿈을 이루는 데 지방대 출신보다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금은 자퇴하고 공부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지방대와 서울에 있는 대학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 꿈을 이룰 기회가 많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휴학하고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윤상규 군(영문·3)은 “주위에 편입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있고 나도 편입 시험을 한 번 쯤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방송계에 취직하고 싶다는 그는 “지금은 지역할당제 덕분에 덜하지만 옛날에는 지방출신들이 방송계에 취직하기가 힘들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수능을 다시 치러 우리 대학에 온 B 군은 “친구들이 ‘서울에 있는 우리도 답답한데 너는 지방에서 오죽 하겠냐’고 장난 섞인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취업과 관해 “서울에서 다니던 대학보다 우리 대학은 기업과 연계된 프로그램과 취업정보 제공이 부족한 것 같다”며 “지방대 학생들은 대기업이나 다양한 분야로의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해 많은 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B 군은 이 같은 학교 분위기 때문에 가끔 후회를 하기도 하고 친구들도 ‘왜 내려왔느냐’고 물어보기도 해 마음이 심난 하다고 한다.

“지방 다른 대학보다는 그래도 우리 대학이 낫지?”

 우리 대학은 ‘지방대이기 때문에’ 차별 받고, 서러움을 받으면서도 또 다른 학벌사회를 만들고 있다. ‘내가 당했기 때문에 남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지’ 하는 마음보다 ‘나도 당했으니 너도 한 번 당해봐라’는 식이다. 학벌사회로 인한 악순환의 최종 피해자는 누구고,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언제쯤 끊길 수 있을까.

우리 대학 학생들은 흔히 ‘지방 다른 대학보다는 그래도 우리 대학이 낫지’라며 위안 아닌 위안을 얻곤 한다. 또 다른 차별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해 여수캠퍼스와의 통합 이전에 대학 안에서 가장 우려한 부분도 ‘어떻게 우리 보다 레벨이 낮은 학교와 통합을 하느냐’, ‘여수대와 통합하면 전남대가 하향평준화 되는 건 아닌가’ ‘여수대학교 학생들의 졸업장이 전남대학교로 표기하는 것에 대한 불만’ 등이었다.

통합 시 ‘네이버 지식 검색’에서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질문을 보면 ‘여수캠퍼스에 입학하면 전남대로 졸업장이 나오느냐’, ‘여수캠퍼스라고 해서 졸업 후 차별받는 것은 없는가’ ‘여수캠퍼스에서 전남대와의 중복학과에 입학 후 전남대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등의 수많은 글들이 올라 왔던 것을 볼 수 있다. B 군은 “처음에 실력 없어 보이던 교수님이 ‘서울대 출신’인데다 이름 있는 로펌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달라 보였다”고 말해 같은 실력이어도 학벌에 따라 사람을 달리 평가하는 우리 사회 단면을 볼 수 있었다.

한편 대학 내 학연 폐해 현상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대학 총장선거가 학연으로 얼룩졌다고 지역 일간지가 비판한적 있다. ‘광고 마피아’ ‘일고 마피아’라는 말은 우리 대학 총장 선거 때면 공공연하게 나도는 말이다. 공교롭게 10년간 우리 대학의 총장 출신 고교는 광주일고와 광주고가 번갈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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