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기세를 훨씬 넘는 늦더위에 삭막한 도시의 ‘푸른 섬’인 용봉 캠퍼스마저도 피로의 기운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2007학년도는 그 절반을 접고 새 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간 약간은 풀어지고 흐트러졌던 몸과 마음을 추스려 지난 학기동안 키워 놓았던 꿈과 의지의 틀 속에 컨텐츠를 하나하나 담아가야 할, 그래서 다가오는 결실을 준비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방학 동안에도 우리 대학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계속하여 왔다.한 학기 내내 진행되어 왔던 ‘전남대학교 경영진단 및 경쟁력 제고 전략’ 연구가 마무리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본 연구는 ‘2020년 국내 5대, 글로벌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외부 전문 컨설팅그룹이 내외 여건을 종합, 분석하고 추진 전략을 도출하며 일부 과제에 대해서는 실행계획까지도 수립한 것이다.

본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기 및 외부연구용역의 실효성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고 그러한 이유로 인해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으나 일단은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용역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뜻을 모아야 할 때이다. 대학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기 때문에 메가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에 편승·활용·대처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실제적으로 내부역량을 내부조직의 작동원리에 바탕을 두고 극대화하는 것이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도 그러하다.

메가트렌드를 지향하며 외부인이 본 전남대학교는 내부구성원과 ‘인식론적 단절(Epistemological Rupture)’, 내부적 인식 차이를 간과하는 동질화의 오류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구성원들의 합의와 참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실행계획을 꾸미는 일은 전적으로 내부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메가트렌드에 의한 전략 수립이 하향식(Top-down)방식이었다면 실천계획은 상향식(Bottom-up)방식이어야 하기 때문에도 그러하다.

시기적으로 앞으로의 1년은 현 총장이 임기를 마무리하는 기간이다. 많은 구성원들이 이제는 일을 벌이기보다는 착실히 마무리해서 후임 총장에게 중요한 사안은 넘겨주는 것이 순리라 생각한다. 맞는 말이나 사실상 단임제로 운영되는 현재의 총장 선출제도 하에서 정말 계획에서 실행까지 단임 임기 4년 내에 다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구상과 계획은 구성원들이 공유·합의할 때 가장 큰 힘을 받고 그래서 지속성과 실천성을 담보한다.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우리의 새 시대를, 우리 스스로 준비할 때 그냥 보내는 1년이 아니라 미래를 중단 없이 준비하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1년을 준비한다면 내년 8월 새 집행부는 사실상 6년 임기로 대학 행정을 맡는 효과가 있음에 유의한다면 우리 모두 새로운 관심을 가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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