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주. 리포트와 발표의 압박과 늘어나는 조모임으로 일주일 내내 새벽 4시 이전엔 잘 수 없었던 나는 엠티 가기 전날까지도 발표보고서와 파워 포인트를 만드느라 끙끙대고 있었다. 해가 뜨는 걸 보고서야 잠든 나는 지각을 하고야 말았다. 그러나 어디서나 통하는(?) 코리안 타임 덕에 무사히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강원도 홍천. 사실 태어나서 강원도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설레고 기대됐다. 피곤한 몸을 의자에 누이고 잠을 청하려는 순간 흥겨운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나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은 버스 안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것 아니던가! 4시간의 긴 이동시간을 즐겁게 해 준 정외과의 명가수들ㅋ 홍천 가는 길에 하이트 맥주공장에 들려 갓 만든 맥주로 목을 축이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홍천에 도착했다.

 

강원도에 경상도 학생과 전라도에서 온 교류학생이라~그림이 그럴 듯 하다ㅋ 가져온 짐을 풀고 저녁 준비를 했다. 항상 학교 수련원에서 급식으로 먹던 나에게 즐겁고 생소한 체험이랄까! 조별로 식단을 짜서 해먹는 밥맛이라 이루 말할 수 없다ㅎ 역시 첫날은 고기파티로 배를 두둑이 하고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90학번 출신인 손무학씨의 특강을 들었다. 굳이 특강이라기보다 인생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는 조언이라고 할까. 사소한 질문부터 예리한 질문까지(급여-_-) 나누며 그렇게 첫날밤을 보냈다.
 

기상~! 소리와 함께 어제의 과음으로 인해 부은 얼굴을 체 어루만질 틈도 없이 낯선 봉고차에 몸을 실었다. 아마 우리 과였다면 예비역 오빠들의 굳은 얼굴과 이어지는 얼차레가 엠티의 모든 것 이었을 텐데ㅎ 사실 우리과의 얼차레가 심한 건 아니지만 엠티를 다녀온 뒤 썩 남는 건 없다는 게 내 소견이다. 아무튼 우리는 산악오토바이라 불리는 ATV를 타러 갔다.

 

뭐 어렵겠어? 했던 처음 생각과는 달리 오토바이가 덜컹덜컹 움직일 때 마다 소리 지르기 바빴다. 그래도 조금 익숙해지고 나니 그 스릴감이 어찌나 재밌던지ㅎ 다음 장소로 서바이벌! 머리에 보호구를 쓰고 한 손에 총까지 드니 딱 테러범이었다.ㅋ 두 팀으로 나누어 총알에 맞으면 두 손을 들고 나오는 건데 어느새 우리 진영까지 올라온 상대팀이 뒤에서 내 허리춤을 쏘아버린 것이다. 기겁을 하고 손을 들었다. “쏘지마!쏘지마! 전사~전사라구!!-_-”
보고 있던 사람이 다 웃었다T^T
 

처음 가보는 강원도, 처음 타보는 산악 오토바이, 처음 해보는 서바이벌 그렇게 경북대에서 처음 떠난 엠티는 나에게 또 다른 처음을 만들어주었다. 2박 3일 내내 가장 감동적이었고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바로 터닝 페이퍼이다. 아직도 모두가 다 친근하지 않은 나에게 엠티 내내 함께 한 추억과 나를 기억해주는 한 마디를 적어주는 종이. 다음에 또 같이 올 수 없어서 더 소중한 이 엠티를 터닝페이퍼와 함께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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