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면 짓궂은 날씨로 유명한 나라 인데, 이상기후로 인해 가뭄이 몇 해전부터 계속 된다고 한다. 그래서 런던에서는 부분적으로 단수를 실시한다고 하니 자연 앞에는 선진국 이여도 별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덕분에 여전히 영국날씨에 적응 하지 못하는 나로써는 몇 주간의 화창한 날씨가 너무나도 좋았다.

▲ 뒤뜰에서 바라본 스완지 해변의 모습
이렇게 연일 날씨가 좋을 때면 CAR BOOT SAILER들이 더욱 많이 나온다고 해서 주말의 달콤한 아침 잠을 이겨내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CAR BOOT SAIL-An event when people sell things they do not want from the back of their cars.) 벼룩시장으로 이해 하면 쉬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IMF위기를 극복하고자 시작 되었던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꾸어 쓰고, 다시 쓰자) 운동이 이와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는 듯 하다.
 

▲ CAR BOOT SAIL의 모습(자동차 트렁크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BOOT는 영국영어로 트렁크를 말함.
이런 벼룩 시장은 유럽 어느 나라를 가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의 지난 HOLIDAY에 스페인에 다녀왔는데 스페인에서도 어김없이 이런 벼룩 시장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로 집에서 안 쓰는 물건 심지어 내가 보기엔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할 만한 물건도 가지고 나온다. 그래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것을 보면서 이곳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또한, 가격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파는 사람과 흥정만 잘하면 가격을 할인해 주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은 우리의 재래 시장을 보는 듯 하여 더 흥미로웠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존재 할 것이라는 정(情)을 느끼며 외국 사람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어딜 가든 먹는 즐거움이 빠지지 않듯 아침 일찍 나온 사람들을 위해서 이곳 전통 빵과 커피를 파는 곳도 있어서 의자에 앉아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볼 수 있었다.

▲ 자신이 사용했던 물건들을 팔려고 나온 소녀와 함께
더욱 인상 깊었던 자신의 인형과 옷가지들을 엄마와 함께 팔려고 나온 한 소녀였다. 자신이 사용하였고 밤마다 인형을 껴안고 잠이 들었을 텐데 이젠 성장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서 인지 가지고 나온 것 이다. 어려서 아껴 쓰는 지혜와 물건의 소중함 그리고 경제감각을 키울 수 있는 산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가끔 이 곳에 부모님으로 받은 유품을 가지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주 값 비싼 물건을 잘 모르고 싼 값에 팔기도 한단다. 이제부터 눈을 크게 뜨고 보물을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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