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다투어 피는 오월,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5월이 오고 있습니다.
 

매화가 왔던 자리, 진달래 개나리가 피고 지고 목련꽃 하얀 잎이 치마폭 되어 바람결에 흩날리고 나면, 어디선가 아카시아 꽃내음 징하던 80년 5월 계엄군들의 무참한 살육에 저항한 광주시민들의 아름다운 희생이 있었던 그 때로부터 벌써 27년이 되었습니다. 도청이 계엄군들의 발에 짓밟히고 푸르디푸른 주검들이 널부러졌던 그 때가 다시 돌아옵니다.
 

그 옛 도청에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혹자들은 랜드 마크를 이야기 하며 폼 나는 건물을 지상으로 올려지으라고 난리입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광주의 랜드마크는 5·18민중항쟁입니다. 항쟁 정신을 올바로 계승함으로써 인권과 평화를 상징하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광주의 랜드 마크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의 인권과 평화를 위한 문화예술교류의 장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길거리에 솥단지 걸고 주먹밥 맹글었던 양동아짐들, 시민을 지키겠다고 총을 들고 나섰던 시민들, 투사회보를 만들었던 노동자들, 대자보를 쓰고 가두 홍보에 나섰던 학생들, 사회를 보았던 예술인들, 헌혈하겠다고 팔 걷어 부친 거리의 여인들 할 것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보태어 꽃보다 아름다운 10일간의 대동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문화중심도시는 80년 5월 당시에 그러했듯이 광주 시민의 참여 속에 실현되어질 것입니다.
 

저마다 인권지기 평화지기가 되어 부당한 것에 저항할 줄 아는 젊고 푸른 용봉캠퍼스의 5월을 기대합니다.
신명나고 아름다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박강의(놀이패 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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