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대학교 홈페이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 학교 분위기가 어떤지 대충 알아볼 수 있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무도 찾지 않아 쓸쓸함이 묻어나는 홈페이지가 있기도 하다. 그만큼 대학 홈페이지 첫 화면은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외부 사람들에게 사람을 만났을 때 첫인상이 주는 느낌만큼 중요하게 다가온다.

▲ 우리 대학 바로가기 서비스에서는 '도서관'을 찾아 볼 수 없다.

전남대와 여수대가 통합하면서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우리 대학 홈페이지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깔끔하고 활기찬 이미지로 꾸며져 있다. 지방 국립대라고 하면 느껴지는 ‘촌스러움’ 같은 건 찾을 수 없게 잘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10개의 바로가기 서비스에는 학교 홍보동영상, 대학보도자료, 전남대 웹진, 전남대 소식지, 캠퍼스 투어 등 대학을 알릴 수 있는 것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바로가기 서비스는 어쩐지 이용자의 편의와는 살짝 떨어져 있는 듯하다. 대학 홈페이지는 그 대학의 구성원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이다. 대학 구성원의 절대 다수는 학생과 교수고, 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교내 주요 사이트 중 하나는 ‘도서관’이다. 대학의 존재이유가 고등교육과 학문 연구인 이상 각종 자료가 넘쳐나는 도서관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곳일 수밖에 없다.

서울대는 바로가기 서비스에 중앙도서관이 위치해 있고, 경북대는 도서관 링크가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크게 걸려 있다. 조선대도 4개의 바로가기 링크 중에 중앙도서관이 처음에 걸려 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선대, 서울대, 고려대, 경북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도서관 바로가기 서비스가 위치 해 있다.

오늘의 도서관은 옛날과 다르게 책을 빌려주고 빌리는 기능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컴퓨터 등을 이용해 책을 볼 수 있는 전자책 도서관 기능과, 각종 논문․자료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다. 우리 대학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지식정보 사용료를 직접 지불하지 않고서도 다양한 자료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것이다.

‘교내 주요 사이트’를 펼쳐 도서관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는 일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학문의 전당에 꼭 필요한 ‘도서관’이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존재하는 게 이상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대학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 인위적인 홍보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이야 말로 자연스럽게 대학의 이미지를 형성해 가는 쉬운 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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