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대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동성로'
광주에 충장로가 있다면 대구엔 동성로가 있다. 대구에 온 지 보름만에 나는 동성로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경북대에서 15분 정도 걸리는 동성로는 평일 오후인데도 젊은이들이 가득했다. 북적대는 대구 시내에서 전라도 사투리로 에누리도 하며 이것저것 쇼핑을 하고 나니 허기가 졌다.

 

대구 시내 길거리엔 간식거리가 엄청 많다. 간식의 주를 이루는 것이 대부분 떡볶이와 부산 오뎅이였다. 갖가지 듣도 보도 못한 잎새 만두며 납작 만두를 맛보고 매콤하고 칼칼하기로 유명한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달짝지근하고 깨까지 송송 뿌려진 상대분식 떡볶이에 입맛이 길들여진 나로서는 순한 맛, 중간 맛, 매운 맛을 고르는 것 자체가 어색 할 따름이었다. “중간 맛으로 주세요^^;” 하고 주문을 하고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아까침에 모자살 때 쫌 만 더 깎을건디ㅠ” “긍께 나 살 때 같이 사제는 -_-” 하며 쇼핑후일담을 즐기는 데 주인아주머니가 빤~히 쳐다보는 게 아닌가! 그렇다. 그 표정은 우리 기숙사 방아이들이 나와 우리 아빠의 통화내용 녹음한 것을 듣고 “아랍어 같아요-0-;;”라고 하며 지었던 표정과 거의 흡사했다.

 

나는 당황하지 않고 “아; 저희는 전남대에서 온 학생들이에요. 경북대로 교류학생 왔어요~^^”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아주머니 왈 “내는 한참을 들어도 몬알아묵겠길래 내 귀가 안드끼나했지ㅎ” 아주머니와 우리는 그제서야 서로를 보며 웃었다ㅋ

▲ 맵고 칼칼한 매력 만점 대구 떡볶이에 찍어먹는 튀김 오뎅의 맛은? 최고!
드디어 대구 떡볶이를 맛보는 순간! 매운 것을 못 먹는 친구는 중간 맛인데도 손 사레를 쳤다. 그 정도로 대구 떡볶이는 맵다ㅠ 거기에 납작 만두와 튀김 오뎅을 찍어먹으면 그렇게 맛있단다. 중독이 된다고 할 정도니 이 만큼이면 왜 시내와 대학로에 떡볶이 집이 그렇게 많은 지 이해가 갈 만도 하다. 인중에 고인 땀을 닦아가며 체험한(?) 대구 떡볶이는 유독 맵고 칼칼한 것이 매력이었다.ㅎ 거기에 쿨피스를 함께 먹어도 좋단다.


▲ 어딜가나 시내는 즐겁고 에너지가 넘친다

배도 두둑하고 여기저기 구경하던 중 쇼핑몰 앞 작은 무대에서 도전 100곡을 하고 있었다. 어딜 가나 시내는 즐겁고 에너지가 넘친다ㅋ 나는 신체적 결함을 이겨내고 무대 위 남학생을 찍기 위해 까치발을 들고 카메라를 들었다 놨다 하며 열심이었다. 그런 날 보며 무대위에서 노래를 부르던 한 남학생이 “ 내 왜 찍는데요? 아~뭔 챙피고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굴복할 내가 아니다! 남학생의 초상권을 침해한 체 혹시나 노래가 끝나고 내려와서 사진을 지워달라고 할까봐 얼른 그 자리를 떠났다ㅋ

  

그렇게 즐겁고 유쾌한 시내 탐방(?)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는 이상한 안내방송을 듣게 됐다. “이번 정류장은 중앙네거리. 중앙 네거리역입니다.” 네거리? 거리가 네 개=사거리. 그렇다. 우리가 흔히 사거리라고 하는 것을 대구에서는 네거리라고 한다.ㅎ 나름느낌있다.ㅋ

 

많은 것을 느끼고 알아가면서 낯설고 어색했던 경북 대구는 3월이 지나가는 동안 재밌는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다름을 거부하기보다 다름을 즐기는 쪽이 대구생활의 keypoint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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