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논스톱’, ‘레인보우로망스’등 시트콤을 보며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대학생활에 대한 상상. 활발한 동아리활동, 학과 교수님과 선배들 간의 끈끈한 친분, 미팅 등 하루하루 무궁무진한 재미로 가득할 것만 같았던 기대로 3년의 팍팍한 ‘수험생기간’을 견뎌낼 수 있었다. 캠퍼스의 자유를 만끽하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대학의 문턱을 넘었지만, 상상과 현실은 전혀 달랐다. 어느덧 대학생활 한달 째 접어 들어가는 새내기들에게 그들이 생각했던 대학생활과 달랐던 현실을 들어보았다. / 엮은이

 
입학전 상상과 큰 차이, 방황은 금물…자기계발 주력해야
 

“대학에 오면 100% 남자친구가 생길 것만 같았어요”, “친구들과 마음껏 여행도 다닐 줄 알았어요”, “하고 싶은 과목만 공부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대학만 들어오면 꿈꿔왔던 대학생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첫발을 디딘 새내기들. 그러나 약 한달 정도 맛본 대학생활은 그들이 꿈꿔왔던 상상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대학에 오면 미팅을 많이 할 것 같았다”는 장소라 양(경영·1)은 “내가 고등학생 시절 생각해오던 대학생활은 환상일 뿐이었다”며 “나름대로 대학생활이 재미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낭만이 없다”고 전했다.

생활과학대학에 남학생이 없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한 모양(생활·1)은 “방송에서 보면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이 맞아서 좋아보였는데 실제 생활대엔 여학생이 너무 많았다”고 안타까움을 이야기했다. 한 양은 “고등학교 때는 선생님이 칠판에 정리를 자세히 해주셔서 노트 정리를 할 때 편했는데 대학생이 되니까 스스로 강의의 핵심을 파악하려니 힘들다”고 말했다.

‘논스톱’과 같은 대학생들이 등장하는 시트콤에서는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교수님에게 거짓말을 치고 수업에 빠져가면서 친구들과 놀러가는 모습들이 대부분이다. 류수경 양(응화·1)은 “노는 줄만 알았는데 공부하느라 바쁘다”며 “강의실도 생각과는 달리 좋지 않았다”고 대학생활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TV에서 캠퍼스를 누비는 대학생의 모습이 즐거워보였다”는 김경훈 군(경제·1)은 “캠퍼스를 많이 돌아다니는 것은 비슷한데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신소현 양(불문·1)은 “대학의 동아리 문화가 활발할 줄 알았는데, 영어나 테니스 등 특정 동아리 외에는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가 거의 침체되어있는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수상신청을 실패했을 경우 2~3시간의 공강이 생겨 시간을 버리는 것 같다”면서 “시간표 시간이 뜻대로 되지 않아 친구들 여럿이 모이기가 힘들다”고 했다.

대학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현실을 깨우치는 현상은 새내기라면 누구나 겪는 일종의 통과의례라고 볼 수 있다. “문화의 도시 광주지만, 학생들이 볼만한 공연부족과, 다른 문화와 차별화된 대학로 문화가 없어 아쉬웠다”는 문성희 양(문정·2)은 “대학생활의 환상이 깨지면서 공허함에 시달리는 이른바 ‘4월병’은 누구나 일반적으로 겪는다”면서 “새내기들도 본인이 원하는 대학생활이 아니라고 해서 극단적인 비관이나, 불만만 갖지 말고, 자신의 취미나 다양한 활동을 통한 계발을 해 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원하나 양(기계시스템공학·3)은 “대학생활은 사회로 나가기 위한 시발점임을 늘 염두하면서, 감정적인 허무감에 빠지지 말고, 매사에 진취적으로 생활했으면 한다”면서 “어떻게 하면 좀더 재밌는 대학생활을 할 것인지 스스로 준비해보고, 새로운 일에 도전을 시도해보면서 능력을 갖추는데,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는 바람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했다.

한규석 교수(심리·사회심리학)는 “대학에 와서 행복한 사람이 있겠고,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당장 보기에는 최종 목표가 좌절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라”고 당부했다. 한 교수는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생각하면서 대학생활을 해나가라”며 “생각했던 것들과 다를 뿐이지 우리 대학에도 많은 기회가 있으니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그것을 디딤돌로 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없으면 적극적으로 요구하면서 기회를 만드는 자세를 갖고 대학생활을 한다면 보다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누구에게나 환상은 있다. 환상은 현실과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환상과 다른 현실이 항상 비극적인 것만은 아니듯 현실의 대학생활 속에서도 분명히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