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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6호 독자투고] 빈 그릇을 날라 드리자
김태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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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3.24  18: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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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싸게 팔면서 남는 것이 있을까?’ 이는 상대 뒤 음식점을 다니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었다. 학교 근처 음식점들 특히 연세 많으신 분들이 운영하는 곳일수록 가격대는3천원을 상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반찬이 두세 가지에서 그친다면 모르겠지만 계란말이에 된장에 풋고추까지 적은 돈으로 맘껏 먹기엔 죄송스러울 정도로 많은 반찬과 푸짐한 공기밥에 배고프면 밥 한 공기 더 청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어느 날 술을 마신 다음날 속을 풀기 위해 얼큰한 뼈 해장국을 먹으러 음식점을 찾았다. 해장국을 먹은 뒤 갑자기 혼자 와서 먹는 것도 죄송한데 이 무거운 뚝배기며 뼈다귀들을 들고 가실 어르신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뻘이고 손주 같은 학생인데, 특히 여름에 비지땀을 흘리시며 왔다 갔다 하시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던 터였다.

그래서 한번씩 빈 그릇을 갔다드린 것이 습관이 되었고, 이게 뭐 대단한 일도 아닌데 “워매~고마운거”라며 웃으시는 어르신들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은 주제넘게 전대 2만 학우에게 제안을 하나 하기 위해서이다.

상대 뒤에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후문근처에서는 밥을 먹지 않기에) 혼자 또는 둘이서 밥을 먹게 되면 쟁반채 음식을 먹게 된다.그럴 때 빈 그릇을 식탁에 놔두지 않고 직접 주방에 들어다 드리는 건 어떨까? 나의 제안을 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격이 낮을수록 재료도 좋지 않은 걸 쓰면서 단가를 낮춰 이윤을 남길 것이며, 그 가격엔 음식값은 물론 봉사료까지 포함되어있는 것이다’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상대뒤 음식점들도 점차 고급화, 체인점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마당에 아직도 2천원대를 유지하며 상대 뒤를 지키고 계시는 것은 주머니 사정 넉넉지 않은 학생들 사정을 감안해서 올리지 못하는 것 일 것이다. 또한 3천원짜리 커피한잔 마시면서는 전부 셀프서비스인 것을 상기할 때, 우리의 배를 푸짐하게 채워주시는 분들에게 봉사료까지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작은 배려를 할 수 있는 힘은 공동체라고 일컬어지는 대학만이 가질 수 있는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제안을 하게 되었다. 아니 모든 이성적인 논리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한 가지 분명한건 정겹게 웃으시는 내 단골집 어르신들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처음 할 때는 주위의 시선도 느껴지고 힘들지만 한번 해보시라. 누가 또 알까 눈여겨보신 어르신이 다음에 오면 더 푸짐하게 주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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