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가 한류 열풍을 일으킨 지 얼마 되지 않아 최근 한류보다 더 거센 열풍이 불고 있다. 바로 미국드라마 열풍이다. 미국 드라마를 열정적으로 보는 사람들, 일명 ‘미드족’들이 늘어나면서 미국 드라마 열풍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전대신문에서는 미국 드라마 열풍현상을 들여다봤다.  /엮은이

 

# 나, 이래서 ‘미드’ 본다!

-소재의 다양성과 참신함에 반했다.
과학수사를 다룬 CSI, 탈옥하는 내용을 담은 ‘프리즌 브레이크’, 의학 드라마인 ‘그레이아나토미’.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소재들이 미국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든다.

“‘프리즌 브레이크’, ‘프렌즈’라는 미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는 정찬엽 군(경영·3)은 “한국 드라마가 사랑, 불륜, 가족이야기에 국한되어 있는 반면 미국 드라마는 소재가 신선하고 다양해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미드’. 영화야 드라마야?
미국드라마는 규모나 완성도 면에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장면 한 장면 놓칠 수 없는 긴장감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구성은 미국드라마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더불어 실제모습을 능가하는 장면들,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재미를 더한다.

독특한 반전을 좋아하는 전경서 군(경영·2)은 “친구가 미국 드라마를 보고 있어서 따라 보게 되었다”며 “미국 드라마의 규모는 SF 수준이고 멋진 반전과 스릴러가 있다”고 미국 드라마에 빠진 이유를 이야기했다.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
미국 드라마는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학습교재이다.
이수연 양(영문·4)은 “영어공부를 하려고 본 것은 아니었지만 재미도 있고 영어 공부의 좋은 수단이 되는 것 같다”며 “영어를 자주 듣다보니 듣기 실력이 확실히 늘었다”고 전했다.

 


# ‘미드’ 열풍에 한 몫 하는 인터넷 공유문화
요즘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사에서 미국드라마의 판권을 사서 방영하고 있지만 그 전에 인터넷 카페와 클럽을 통해 수많은 미국 드라마들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드라마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미국 드라마를 다운로드 하는 것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지만 인터넷 공유문화가 미국드라마 열풍이 가능하게 한 장본인임은 틀림없다.

 


# ‘미드’ 열풍.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미드’ 열풍은 단순히 개인의 기호에 따른 문화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문호세 양(법학·2)은 “한국 드라마의 차분한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고, 미국 드라마의 거대한 스케일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미국 드라마를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드라마에는 그 나라 정서와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그렇기에 미국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은 자칫 우리네 정서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미국드라마는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한국적인 것’보다는 ‘서양적인 것’을 선호하도록 만들어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주체성도 찾지 못한 가운데 서양문화에 깊게 빠지는 사태를 낳을 수도 있다.

박해광 교수(사회·문화사회학)는 “미국 드라마 자체가 할리우드 영화처럼 블록버스터화 되고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박 교수는 “모든 미국 문화상품에는 미국의 이데올로기가 녹아 있어서 쉽게 동화되는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이 미국 정서에 더 익숙해질 것으로 우려 된다”며 “특히 드라마는 가장 인상적인 방식으로 호소하고 있어서 젊은 세대들의 취향이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한국 드라마,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미국 드라마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드라마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 드라마의 뻔한 이야기구조와 제한된 장르에 점점 흥미를 잃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 드라마와는 다른 제작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제 한국 드라마도 보다 높은 완성도와 소재의 다양화가 요구된다.

한편 오정민 군(응식·3)은 “한국 드라마는 상업성이 짙은 미국 드라마에는 없는 정감이 있다”고 한국 드라마가 가진 매력에 대해 전했다. 질적으로는 향상시키되 한국 드라마만이 가진 특성을 잘 살려 위기를 기회로 삼는 한국 드라마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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