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미 객원기자는 이번학기 경북대학교에서 생활합니다. 그곳에서 느끼는 것들, 배운 점들을 연재를 통해 독자여러분과 공유할 예정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경북대 교류학생 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봄비가 소나기처럼 오던 3월 4일 나는 대구행 버스를 탔다. 중간에 우산을 잃어버려 들고 간 종이가방은 밑이 뜯어져 내용물이 거의 쏟아질 지경이었고 낯선 도시 대구는 컴컴한 밤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택시를 잡아타고 아저씨에게 간곡하게 요청했다. “저 제가 대구 지리를 잘 모르는데요. 경북대 기숙사까지 가야하거든요ㅠ” 하자 택시 아저씨 흔쾌히 “경대요? 모르믄 정문에서 물어보지요 뭐, 그 어렵나요^^” 하셨다. 친절한 아저씨 덕에 기숙사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난관이 있었으니 나 보다 먼저 경북대 기숙사에 와있던 택배들이다. 세 박스나 되는 택배를 밤 10시가 다 되어서 혼자 옮겨야한다는 것은 참으로 난감하고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겨우 그나마 가벼운 두 개의 박스는 혼자 힘으로 옮겨놨지만 20kg이 넘는 박스를 들자니 역부족이었다. 1층 복도에서 계단까지 질질 끌고 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내 몸보다 더 큰 박스를 들지 못해 낑낑대고 있었다.

그렇게 막막하게 짐만 바라보고 있는데 지나가던 어여쁜 여학생이 “몇 층이세요? 들어다드릴까요?” 하는 게 아닌가! ‘감사합니다’를 연달아 말하며 나는 인사를 했다. 경북대의 첫 인상은 친절하다였다. 택시기사 아저씨, 정문에 계시는 경비아저씨, 짐을 들어다 준 어여쁜 경북대 여학생까지 하나같이 웃음을 띠며 친절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교류학생 강수미를 맞아주셨다.

대구에 온 지 5일째 여전히 경상도 사투리로 수업을 듣는 것은 재미나다. 우리학교와는 달리 경북대는 거의 모든 수업이 75분으로 맞추어져있다. 개강 첫 주이고 정정기간이니까 수업 안하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나는 뒷통수를 쎄게~아주 쎄게 맞았다. 거의 모든 수업에서 한 학기동안 수업할 내용을 설명한다. 절대 일찍 끝내주는 일이 없다.

수강신청 전에 게시가 완료되는 경북대 강의계획서
수강신청 전에 게시가 완료되는 경북대 강의계획서

한 가지 경북대에 장점을 말하자면 강의계획서이다. 저번 주 cong을 통해 만난 전대신문 기사에 우리 학교 ‘강의계획서 게시 저조’ 라는 기사를 봤다. 항상 학기 초가 되면 접하는 기사인 것 같다. 하지만 경북대는 모든 과목에 있어서 수강신청 기간 전에 강의계획서가 게시되어있다. 그리고 한글파일 없이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학생들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깃들어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우리학교도 하루빨리 개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경북대에 와서 말투 때문에 웃는 일이 몇 번 있었다. 기숙사 샤워실에 붙어진 공고에 “물을 잠가주세요” 라든지 대구에서 많이 먹는 안동 찜닭을 내가 찜딱이라고 했더니 막 웃으며 “그럼 통닭은 통딱이라코 하나?” 하며 농담을 했던 적이 있다.

잠가주세요?! 잠궈주세요?!
잠가주세요?! 잠궈주세요?!
"찜딱"이면 통닭은 "통딱"이야?

아직도 경상도 말은 어색하다. 그리고 낯설다. 낯설다는 것은 새롭다는 호기심보다는 처음이라는 긴장감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얻는 많은 경험들은 나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cong에 써 갈 글들이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유쾌하고 유용한 레시피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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