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향해 질주하는 것은 인생의 아름다움”
전남대 들어올 수준이면 미국 어느 대학서든 잘 할 수 있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전공공부 열심히 해야

전대신문은 신년 특집으로 미국 미시간대에서 20년이 넘게 연구활동을 하다 정년후 지난해부터 우리 대학에서 초빙 교수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남균 교수를 만나 후배들에 대한 당부를 들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 22일 교육발전연구원에서 개최한 영어특별강연에 “Create Your Future!”를 주제로 유학을 떠나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대학에서 교수가 되어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며 경험한 도전과 극복의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바있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한 선배에게 대학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와 대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들었다. / 엮은이

전남대 학생으로서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는 김남균 교수
전남대 학생으로서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는 김남균 교수

Q. 현재 우리 대학 응용화학공학부 초빙교수로 계신데 우리 대학에 다시 오셔서 어떠신지, 또한 학생들을 대할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강정채 총장께서 나에게 은퇴하면 우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어떠냐고 먼저 말씀하셨다. 속으로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품어왔는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시 모교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 1958년에 입학했는데 현재 와보니 시설과 환경, 실험실 조건 등이  많이 바뀌었다. 또 당시에는 영어회화를 배우는 여건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영어를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저번 학기에 1·2학년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학생들이 모두가 총명하고 배우려는 의욕이 강한 것 같았다. 2학년 학생들은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강의 듣고 숙제하는데 시간을 잘 할애한다. 이는 강의 시간에 열심히 듣고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대학에 들어올 수준이라면 미국 어느 대학에서든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Q. 대학 생활을 어떻게 보내셨고 대학 생활 중 기억에 남는 활동은

1958년, 학교에 입학했을 때 대학 초창기라서 시설이 미비하고 제대로 제본된 교과서는 거의 없었으며 원서가 값이 비싼데다 원서로 하는 강의가 없었다. 당시 학교가 시에서 떨어져 시내버스도 없고 학생 버스가 단 두 대밖에 없었는데 학생들이 많이 이용해 탈 수가 없어 집까지  산과 논으로 이어진  길을 걸어 다녀야 했다. 시설이나 여건이 안 좋았지만 교수들의 학구열은 대단했다.

강의가 끝나면 명곡을 감상하러 다방에 가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산천을 찾아 스케치를 했다. 만화그리기에 흥미가 있어 한때 전대신문에 만평과 용봉만화를 기고하기도 했다. 1학년 때부터 시작한 태권도는 내 자신의 과외운동으로 오랫동안 수련했다. 주말이면 가끔 외국영화를 보러 극장을 가는 게 최고의 여가였다. 영어를 듣기위해 외국 영화의 원고를 구입해 몇 회 반복해 관람하기도 했다. 시간이 나면 시를 즐겨 읽고 세계명작을 읽으려 했다. 특히 ‘TIME’지를 읽고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흐름을 느끼며 살았다. 학구파로 평소에 대학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며 마지막 학교버스를 타고 집에 올 때도 많았다.

3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했는데 군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가장 낮은 계급부터 생활하며 대학에 가지 못한 선임하사에게도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졸병인 나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할 때 전 연대와 사단이 하나 같이 움직여 큰 적을 제압한다는 것도 배웠다. 제대 후 4학년으로 복학한 일 년은 잠자고 식사하는 시간 외 공부에만 매달렸다.

Q.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학생들이 해외 유학에 관심이 많은데 유학을 가는데 필요한 점과 미국의 대학생들의 생활은 어떤지, 또한 글로벌시대에 요구되는 상은

우선 세계에 도전해야 하며 누구든 해외에 나가는 게 좋다고 본다. 해외로 나가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왜 이런 문화가 생겼는지 문화, 역사 종교 등을 체험해 보는 게 좋다. 유학에 관해서는 수영이 어떻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물에 뛰어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것처럼, 백번 보는 것보다 한번 경험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싶다. 뛰어 들어가 어려움을 실제로 겪으며 알 수 있다.

미국은 대학교 1학년이면 학생들이 공부하겠다는 각오를 철저히 갖는데, 고등학교까지 철저히 놀면서 운동을 한다.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고 인내심을 길러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 미시간 대학 교수 시절 학생들에게 일주일 동안 하는 것을 쭉 나열해 보라고 했는데 8~90%를 공부한다고 했다. 이는 숙제와 공부양이 많아서 이다. 미시간 대학은 술집과 음식점이 거의 없고 학생들은 새벽까지 학교에서 그룹공부를 한다. 미국 대학은 들어가는 것은 쉽지만 졸업은 어렵다.

글로벌 시대란 세계를 껴안는 시대이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을 친형제처럼 대접해야 하며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해외에 나가서도 그만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Q. 대학과 사회가 얼마나 다르고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 준비해야 하는 것은

대학과 사회가 같은 점은 ‘배워야 하는 것’이다. 사회에서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

다른 점은 대학은 모든 것이 생각대로 이상적으로 되지만 사회는 그렇지 못한다. 그게 바로  현실이며 이상적으로 흘러가지 않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엔지니어로 기계고장이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처럼 사회에는 자기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대학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자기 전공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분야도 접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의 공정을 분석하여 고장을 예방하고 생산 효율을 증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는 엔지니어가 하는 일의 전부는 아니고 자본의 흐름과 경영도 중요하다. 특히 노사 분규로 수출에 발목 잡혀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는데 화목한 회사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도 필요하다. 공장뿐만 아니라 사회와 문학, 철학도 안다면 노사관계도 잘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곧장 흘러가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생이 평탄하지 못하고 문제는 항상 존재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때 좋은 경험이 쌓이는데 문제를 축복의 시작이라 생각해야 한다.

Q. 신입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일부 1학년에게 아쉬운 점은 대학이야 말로 나의 비전을 향해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되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인데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한 학생에게 대학에 와 노는 것을 나무랄 수 없지만 확실히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 이는 방황을 하게 되고 목표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의식하지 못 하게 된다. 비전이 있어야 목표와 자신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측정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대학 1년간 전공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다고 해도 낭비는 아니다. 다른 전공으로 옮기더라도 전에 했던 전공의 기본 지식을 갖고 있는 터라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전을 확고히 해 1학년 때 배워야 하는 과목을 잘 이수해야 그것이 바탕이 되어 학년이 올라가도 잘 할 수 있다. 이 기본이 갖춰지지 않으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신입생 때 교양을 들으며 모든 전공의 전반적인 공부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쌓은 지식이 사회에 나가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이때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중의 어려움을 각오하면서 놀아야 할 것이다. 공부할 때 놀 것을 생각하고 놀 때 공부할 것을 걱정하면 효율적이지 못 하다. 놀 때 놀더라도 공부를 하면서 놀아야 한다.

Q. 후배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4년간 학부과정에서 배운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대학원에서 진실로 연구를 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 나간다. 대학 생활에서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것을 알면 크게 될 사람이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많은 경험과 다양한 것을 접해야 한다. 학교에서 세미나가 많은데 타 전공 세미나도 들으면 좋다. 타 전공 세미나를 들으면 그 속에서  좋은 생각을  얻을 수 있다.

1시간 강의를 준비할 때 3시간이 걸린다. 3시간 동안 공부한 것을 1시간 강의를 통해 들을 수 있으므로 학생들은 2시간이 절약된다. 혼자 방황하면서 공부하는 것보다  강의를 듣는 것이 더 효율적이며 미리 공부한 사람의 한마디라도 듣는 게 중요하다. 또한 대학에서 여러 교수의 관점이 다르고 지도법이 다른데 다양한 교수한테 들어야 여러 가지 관점을 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안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포춘지(Fortune)에서 선정한 500대 기업의 CEO에 명문대 출신은 10%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들어보지도 못 한 대학으로 우리 대학은 그중 명문대에 속한다. 우리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전공이 뭐든 열심히 하는 이가 뭔가를 향해 질주하는 것은 인생의 아름다움이다. 대학에 꿈과 비전을 위해 오는 것이지 졸업하겠다고 오는 것은 시간과 자원의 낭비다. 대학에 와 혼신을 다해 전공에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하고 사회와 부모님에 대한 보답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무엇이 되는지 결과는 중요하지 않고 과정이 중요하다.

김남균 교수는...
1940년 광주 대인동 출생
1958~1964년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1964~1967년 삼양사 근무
1967~1967년  미국 몬태나 주립대학 화학공학과 석사과정
1969~1979년  FMC 주식회사 근무
1979~1982년  미국 몬태나 주립대학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1982~2006년  미국 미시간 공과대학 교수
2006. 9 ~ 현 전남대학교  응용화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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