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제 48회 사법시험 결과로 여기저기가 들썩들썩 했다. 웬만하면 거의 다 합격한다는 사법시험 3차 면접시험에서 8명이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해 수험생들이 당황하기도 했고, 이 면접 문제를 가지고 ‘사상검증’이라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지난 한주 제 48회 사법시험 결과로 여기저기가 들썩들썩 했다. 웬만하면 거의 다 합격한다는 사법시험 3차 면접시험에서 8명이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해 수험생들이 당황하기도 했고, 이 면접 문제를 가지고 ‘사상검증’이라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사법시험에 남매가 나란히 합격해 부러움의 시선을 받는가 하면 우리 대학 출신 동문이 최고령 합격자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사법시험 합격자 여성비율은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으며 수석합격자는 여성이었다. 우리 대학은 20명의 사법시험 합격자를 배출해 전국 8위라는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들썩들썩한 가운데 무엇보다 수석 합격자의 인터뷰가 눈에 띄었다. 서울대 법대 졸업이라는 수식어보다, 법대 학생회장이었다는 경력보다 눈길을 잡은 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서울대 법대에 직업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 같아 진학을 했으며, 일단 학교를 다니면서는 가치관을 형성하고 진로는 그 다음에 결정하겠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래서 그는 학교에 다니면서는 사법시험을 준비하지 않고 여성문제를 중심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였다. 졸업 후 2년간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불평등을 개선하는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법과 정책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작정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가치관을 형성해 진로를 결정해서인지 앞으로의 포부도 그의 평소 관심을 반영하고 있었다.

2006년 12월 현재, ‘취업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이야기 하는 시대다. 때문에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가치관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채 빨리 진로부터 결정하고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러한 흐름 속에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 대학 4년 동안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하려 했던 이 합격자의 모습은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를 보며 ‘용기를 내어서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는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의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며 내가 내린 결정에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대며 사는 대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2006년 12월, 남은 학기 시험공부하며 막바지 취업 준비로 땀 흘리고 있는 모두들 다음해는 생각하는 대로 사라보겠노라 다짐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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