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 교육환경은 맹모삼천지교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관심사이다. 

교육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 교육환경은 맹모삼천지교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관심사이다.  교육환경이라는 의미는 다양하게 사용되며,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까지만 해도 교육환경은 일반적으로 자녀를 진학시킬 학교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정도였다. 필자는 이것을 1차 교육환경이라고 부른다. 많은 학교가 있는 대도시는 비교적 좋은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  1970년도 중반기를 전후하여 교육환경은 학교가 갖춘 교육시설까지 포함한 의미를 갖게 된다. 많은 학교가 교육시설구비와 개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에서도 교육환경개선사업으로 각종 외국차관과 국고지원을 통한 기자재 구입과 시설지원을 정부로부터 받아 교육과 연구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것을 2차 교육환경이라고 부르겠다. 

지금의 교육환경은 총체적인 교육과 연구활동의 환경을 의미하여, 대학의 전통, 대학교육의 목표설정과 성과, 교수정신, 대학운영시스템, 학습도구(언어, 전산 등)지원시스템, 교육과정의 특성, 학생의 면학의식, 교수의 교육열정과 연구성과, 대학문화, 대학평판과 관련된 인지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을 3차 교육환경이라 부르겠다. 1차 교육환경과 2차 교육환경이 하드웨어 교육환경이라고 한다면 3차 교육환경인 총체적인 교육과 연구환경은 소프트웨어 환경으로 볼 수 있다. 맹모삼천지교나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소설인 ‘큰 바위 얼굴’은 3차 교육환경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큰 바위 얼굴을 눈앞에 보면서 성인 남녀로 성장해 간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모든 용모가 고상하고 따뜻한 마음의 빛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미  교육이었다.’

대학운영시스템은 학생들에게 하나의 큰 바위얼굴이다. 강의편성, 수강신청, 도서관이용, 학생활동, 학습도구지원, 의사결정, 발전기획 등에 대한 대학운영시스템은, 학생들이 끊임없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접하게 됨으로써, 운영형태와 수준을 통하여 아무런 의도를 갖지 않는다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교육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제도가 그 사회의 시민의식과 문화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합리적이고 체계적이며 상호 연계된 대학운영시스템은 좋은 제3의 교육이 될 것이다. 대학의 전통도 하나의 3차 교육환경이다. 가문의 가풍이 있듯이 대학의 전통은 학생들에게 자긍심과 자신감을 이어 전해주는 하나의 교육환경이며 보이지 않는 대학의 구동력으로 작용한다.  대학의 건축물과 부속시설도 또 하나의 큰 바위 얼굴이다. 주거용 아파트와 같은 형태의 대학건물은 단지 강의를 하는 공간만 제공할 뿐이며, 강의를 수강하기 위하여 출입하는 학생에게 학원처럼 강의의 사무적인 구입을 의미하는 듯하다. 훌륭한 인물들의 생가를 방문하거나, 종교적인 성지에 있는 건축물을 볼 때처럼, 학교 건축물은 상가의 건물과는 다른 의미로 교육적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전공능력 뿐만 아니라 전공소양, 즉 국제활동 능력, 윤리와 덕목과 책임, 리더쉽과 팀웍, 문화활동, 창의성, 기획능력 등을 갖추어야 하는 총체적 학습시스템의 시대이다. 3차 교육환경에 의해 주어지는 제3의 교육이 전공교육과 전공소양교육과 함께 총체적 학습시스템의 하나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지금도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대학운영시스템, 좋은 대학의 전통, 대학의 건축물은 학생에게 조용히 지속적으로 제3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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