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전남대 풍물패 연합’(이하·전풍연)이 1986년을 시작으로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전풍연 연습장에는 주말에 있을 행사 준비로 풍물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굿이 삶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는 이들의 역사와 생활을 전대 신문이 들여다봤다. /엮은이

 

 

 

 

 

 

 

 

 

 

 

 

 

 

 

 

 

우리 대학 ‘전남대 풍물패 연합’(이하·전풍연)이 1986년을 시작으로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전풍연 연습장에는 주말에 있을 행사 준비로 풍물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굿이 삶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는 이들의 역사와 생활을 전대 신문이 들여다봤다.                         /엮은이


 

한때 민주화 운동 중심…17개 단대 150여명 활동


 

 

 

 

 

 

 

 

 

 

 

 

 

 

 

 

 

쌀쌀해진 날씨에도 반팔 티를 입고 후배들 풍물 강습에 열심인 전풍연 회장 박인동 군(법학·4)은 “20년 전 풍물패가 처음 생겨났는데 그 때는 민주화 열기가 뜨거워서 민족의 소리인 ‘굿’으로 민주화 운동을 했었다”며 “그 때는 풍물을 치며 운동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고 설립 초기 활동을 이야기 했다. 이어 박 군은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민족의 것을 수호하자는 의미가 커졌지만 90년대 중반, 투쟁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 사람들 사이에 인식이 변화해 퇴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다시 ‘우리 문화를 찾고 계승하자’는 분위기를 타고 지금은 ‘대중 속으로 들어가 어울리자’는 목표를 가지고 현재는 17개 단대에서 1백50여 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눈비 와도 공연해야지만 함께 어울릴 수 있어 행복”


전풍연 연습장 서늘한 바닥도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하다. 꽹과리 끈을 야무지게 쥐고 꽹과리를 치는 박두환 군(응식·4)은 “풍물을 친 지 오래 됐지만 풍물은 연습을 꾸준히 많이 해서 실력을 쌓아야 되는 것이라 힘들다”며 열심히 연습했다.

올해 처음 풍물을 치기 시작한 조명진 군(지환·1)은 “선배님들 치는 것을 잘 따라가지 못해서 힘들기도 하다”고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정상엽 군(지환·1)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공연을 해야 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 좋다”고 만족감을 말했다.

이어 박인동 군은 “처음에 풍물 친다고 했을 때 주위 친구들이 ‘너 왜 그런 것 하냐’고 물어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의미 있는 일을 한다며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또 “전풍연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을 때면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시다가 우리의 풍물 치는 소리를 듣고 오신 분들이 ‘나도 배우고 싶다’고 할 때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풍물을 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빠져 들어요!”


정상엽 군은 “대학에 입학해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친구들이 많은데 공연 연습을 하며 바쁘게 지낼 수 있어 좋다”며 “풍물을 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정신없이 칠 때가 있어 같이 연습하는 친구들이 ‘싸이코’라고 할 때가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김은선 양(지환·4)은 “풍물을 치면 술도 같이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공감대 형성이 잘 돼서 좋다”며 “여러 단대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좋고 평생 친구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이어 박인동 군은 “여름, 겨울 합숙을 갈 때마다 추억이 하나씩 쌓인다”며 “멀리 외지에 나가 합숙을 하며 풍물을 치다 보면 많은 친구들이 변비도 생기고, 어떤 친구는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셔 풍물을 치다가 쇠를 놓친 기억도 있다”며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다.


 

 

 

 

 

 

 

 

 

 

 

 

 

 

 

 

 

 

 

 

풍물의 매력은 ‘정’, ‘어울림’으로 하나되는 것


풍물의 매력이 어디에 있냐는 질문에 박두환 군은 “풍물의 매력은 ‘어울림’인 것 같다”며 “사람들과 어울려 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김은선 양은 “풍물의 매력은 ‘정’이다”며 “함께 치는 사람들과 친분관계도 유지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명진 군은 “풍물의 매력은 ‘알아갈 수록 끌린다’는 데에 있다”며 “사람들을 많이 알고 친해져 풍물에 대해 더 배우면서 실력도 늘었다”고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풍물의 매력은 하나 되는 것이다”고 말하는 박인동 군은 “풍물을 치다가 사람들이 함께 굿판에 뛰어 들어서 어깨동무하고 춤추고 참여하는 데에 큰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정’과 ‘어울림’을 통해 우리의 ‘음악’을 즐기는 이들의 흥겨운 풍물 소리는 오늘도 계속 되고 있다.

/김수지 기자 myversi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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