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다. 속해 있는 연구소에서 소장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의 명함을 만든다며 견본을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거기엔 학과 선생님 명함 견본들도 있었다. 평소 관심이 많아 그 명함들을 유심히 보는 데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련 연구원에게 “인쇄소에 가 보면 대기업이나 큰 기관들의 경우엔 명함 견본이 미리 만들어져 있어 인적 정보만 담게 되어 있던데 그걸 이용하지 그랬냐”고 아는 체 했다. 이내 “저도 알아 봤는데요. 그런 건 없어요”라는 퉁명스런 대답만 돌아왔다. 대학본부에서 홍보 업무를 맡은 적이 있어 우리대학에도 U.I.P(University image identity program)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U.I나 C.I는 기업이나 공공단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체계화 또는 단일화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기업체들은 명함 전문 인쇄소들에 기업 로고와 지정 서체 등 제작 지침을 전달해 전국 어디에서도 단일한 시각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대학은 아직 여기까지 여력이 미치지 않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노력은 하리라는 생각에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니 U.I관련 정보가 올라 있었다(혹시 참고할 분을 위해 소개하면, 홈페이지 메뉴에 있는 전남대소개-전남대상징-전남대UI 순이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보니 그 역시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로고 견본 몇 개를 제외하곤 아무런 설명이 없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당연히 그게 무엇에 필요한지 알 길이 없다. 물론 아래쪽에 관련 링크와 함께 U.I책자 등을 내려 받을 수 있게 해 놓았지만 설명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설령 내려 받는다고 하더라도 55쪽 분량인데다 목차가 제시되지 않아 처음부터 읽어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성질 급하기로 소문난 한국인들이 그런 수고를 인내할지 모르겠다. 단과대학 간판과 안내판들이 “색깔 따로 모양 따로 … 대학 이미지 흐린다”는 전대신문 기사(9월11일자)가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박 세 종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며칠 전이다. 속해 있는 연구소에서 소장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의 명함을 만든다며 견본을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거기엔 학과 선생님 명함 견본들도 있었다. 평소 관심이 많아 그 명함들을 유심히 보는 데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련 연구원에게 “인쇄소에 가 보면 대기업이나 큰 기관들의 경우엔 명함 견본이 미리 만들어져 있어 인적 정보만 담게 되어 있던데 그걸 이용하지 그랬냐”고 아는 체 했다. 이내 “저도 알아 봤는데요. 그런 건 없어요”라는 퉁명스런 대답만 돌아왔다. 대학본부에서 홍보 업무를 맡은 적이 있어 우리대학에도 U.I.P(University image identity program)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U.I나 C.I는 기업이나 공공단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체계화 또는 단일화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기업체들은 명함 전문 인쇄소들에 기업 로고와 지정 서체 등 제작 지침을 전달해 전국 어디에서도 단일한 시각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대학은 아직 여기까지 여력이 미치지 않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노력은 하리라는 생각에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니 U.I관련 정보가 올라 있었다(혹시 참고할 분을 위해 소개하면, 홈페이지 메뉴에 있는 전남대소개-전남대상징-전남대UI 순이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보니 그 역시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로고 견본 몇 개를 제외하곤 아무런 설명이 없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당연히 그게 무엇에 필요한지 알 길이 없다. 물론 아래쪽에 관련 링크와 함께 U.I책자 등을 내려 받을 수 있게 해 놓았지만 설명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설령 내려 받는다고 하더라도 55쪽 분량인데다 목차가 제시되지 않아 처음부터 읽어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성질 급하기로 소문난 한국인들이 그런 수고를 인내할지 모르겠다. 단과대학 간판과 안내판들이 “색깔 따로 모양 따로 … 대학 이미지 흐린다”는 전대신문 기사(9월11일자)가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직원들이 U.I 관련해서 가장 많이, 자주 필요로 하는 것은 응용편에 첫 번째로 소개되어 있듯이 명함 제작일 것이다. 설명도 없이 로고만 덜렁 내놓기보다는 U.I가 무엇에 이용되는지 간단히 소개하고 명함 관련 내용을 제시하는 게 적절한 페이지 구성이라 여겨진다. 교직원들이 직접 내용을 숙지하지 않아도 된다. 인쇄소 관계자로 하여금 적혀 있는 내용대로 제작하라면 될 것이다. 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교직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정보 채널인 용봉아르미에 올려두는 것이다. 최소한 학과나 과에 속해 있는 교직원 중 한 분이라도 그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니 말이다.

  커뮤니케이션에는 항상 상대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려면 상대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

사례로 제시한 경우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어색한 표현이지만 ‘일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까? 그걸 보고 읽는 사람이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보게 될지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경우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몇 차례 이런 문제들에 관해 연재 형태로 글을 써 볼 생각이다. 다음 글에선 우리대학 홈페이지 게시판 운영과 관련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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