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양철통에 가득 찬 찐득한 검은 페인트가 있다. 거리 위에 뿌려진 페인트를 밟고 지나가는 각각의 신발들은 서로 다른 자국을 남기고 있다.  

 여기 양철통에 가득 찬 찐득한 검은 페인트가 있다.  거리 위에 뿌려진 페인트를 밟고 지나가는 각각의 신발들은 서로 다른 자국을 남기고 있다. 거리는 비가 온 후 질척이는 모습을 띌 수도 있고, 해가 강렬히 비치는 여름의 점심나절일 수도 있다. 이러한 곳에서 각기의 신발자국들이 무슨 모양을 띄고 있는지, 또한 어느 선과 면과 질감을 이루면서 거리를 메우는지 그대 상상해 본 적이 있던가.

 즉흥연기라는 책을 읽어보면 이 같은 내용이 나온다. “확실히 셰익스피어가 살던 시절의 교육 수준은 지금에 훨씬 못 미치지만 셰익스피어같은 위대한 문호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이 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다. 우리의 교육이란 것은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기계적인 인간을 양산하는 데 뛰어나지만 실제 나란 무엇이고, 세계 안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에 대해서는 무능하다.

 우리의 어린 시절 그 때는 분명 생동감이 가득 찬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점차로 어른이 되어 갔다. “조용히 해라, 경쟁해라, 외워라” 폭압의 언어로 강제하고 억제시키는 현대의 교육은 상처 받지 않으려 표현하지 않는, 상상하지 않는 아이들을 양산하고 말았다. 상상하지 않는 아이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 그저 주어진 대로 살아가고 남들을 의식하고만 살아갈 뿐이다.

 문학이란 영역에서는 특히 이 문제가 심하다. 수많은 문학에 관련된 전공을 지니면서도 그들 중 이름 알린 이가 몇 없고, 능력 있는 자가 몇 없다. 그건 그들이 그들의 수업을 통해 알았던 건 두리 뭉실한 문학의 범주일 뿐이고, 문학의 지식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렇게 교육을 받지만 이미 그 안을 통찰할 능력이 사그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서 책은 이렇게 말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의미를 찾고 창출하라. 지식의 샘에 목마르고 영감에 미치고 두려워 말고 상상하라. 자신의 창조 능력에 의심하고 발길을 돌리지 말고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래야만 실제로 아는 것이고 그래야만 그 실체 안에 거할 수 있다.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책은 몇 가지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연극에 관한 이야기로서 극중에서의 서로 자신의 지위를 높이고 상대를 낮추는 놀이를 제시한다. 그 것을 통해서 그들은 서로를 통찰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외설의 경직을 피하고 정신병의 두려움을 떨치라고 한다. 독창을 얻기 위해 진부해지지 말고 그냥 온전히 즉흥적으로 꺼내라 이야기 한다. 그게 바로 독창이고 즉흥성이다.

 이렇게 즉흥성, 예술성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바가 아니다. 그건 실제로 자신을 찾는 과정이며 또한 완성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내게 찾아온 순간의 희열은 이 책이 내게 어떤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리라 직감했기 때문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독후감을 메우고 있다.

정재성(국문·2)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