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글 하나를 소개받았다. ‘우리 시대의 역설’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제목만으로는 우리 시대의 역설이 뭐가 있을까 하고 갸우뚱했는데 직접 읽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들이 쭉 나열돼 있었다. 이 글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나타나는 역설적인 부분들을 간결하게 대비해 써 내려가고 있었다. 글의 일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친구에게 글 하나를 소개받았다. ‘우리 시대의 역설’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제목만으로는 우리 시대의 역설이 뭐가 있을까 하고 갸우뚱했는데 직접 읽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들이 쭉 나열돼 있었다. 이 글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나타나는 역설적인 부분들을 간결하게 대비해 써 내려가고 있었다. 글의 일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나빠졌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나타나는 일인데 이렇게 글로 읽고 보니 ‘거참 희한한 노릇’이다. 도대체 인간들은 왜 이런 역설 속에서 살아야 하나.

아마 인간이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역설을 체념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인 것 같다.

지난 22일 우리 대학 철학과에서는 ‘학벌, 오늘날의 신화’를 주제로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학벌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학벌이라는 1등부터 꼴등까지 매겨진 등수에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던 고등학교 시절 어느 수업시간에 기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선생님은 “주요 일간지 기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가 90%를 잡고 있다”며 “거기 못 가는 사람들은 기자 꿈도 꾸지 않는 게 좋다”는 가히 충격적인 말을 했다. 우리 사회가 이렇다는 선생님의 한탄조였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높은 학벌의 벽은 어린 시절부터 머릿속에 만들어지고 있었다.

누구나 거부하고 싶은 학벌주의이지만 어느 순간 일류 대학에 가지 않으면 패배자라는 생각이 체화됐고, 학벌이라는 줄서기에서 내 앞에 있는 녀석에겐 지나친 경배의식으로 굽실거리고 내 뒤에 있는 녀석과는 비교당하는 것 자체를 불결하게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세대 원주캠퍼스에 다니는 한 학생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연세대 학생이라는 것만 밝히고 원주캠퍼스 학생임을 밝히지 않았다고 사이버테러를 당한 것이나, 대학간 통합이 이뤄질 때 각 대학에서 졸업장 대학표기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 것을 통해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학벌주의를 비판하지만 그 학벌주의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금의 모습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면 그 역설 속에서 고통 받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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