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9일 예대 쪽문에서 길을 가던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29일 예대 쪽문에서 길을 가던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금껏 우리 대학에서 공개된 적 없었던 이번 성폭력 사건공개는 피해여성의 입을 가로막는 암묵적인 분위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이며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없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에 전대신문은 학내 성희롱·성폭력사건 재발의 가능성은 없는지 제도, 시설, 의식적인 부분으로 나눠 살펴보았다.

                               /엮은이


 

형식뿐인 대책위 실질 활동없어

방지제도는

현재 우리 대학은 2001년 9월에 제정된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성희롱·성폭력 방지대책위원회(이하·대책위) 및 4명의 상담원을 두고 있다. 성희롱·성폭력사건이 접수되면 대책위에서 조사소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거나 각종 성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학생들은 이러한 대책위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여학생 잠재능력계발프로그램 및 성희롱·성폭력 관련 정보 및 상담을 위해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 만들어진 GO! Woman (http://altair.chonnam.

ac.kr/~gowoman/u_s4.php)은 제 작년부터 운영이 되고 있지 않아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5월 말 예대 쪽문에서 발생한 성폭력사건의 경우, 대책위에 정식적으로 접수된 것이 아니라 총여학생회 홈페이지에 접수되었기 때문에 학교 측에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 모 양(음교·3)은 “가해자가 우리 대학 학생이라면 어느 경로를 통해 접수되었건 학교 측에서도 당연히 나서야 했었다”고 당황스러워 하면서 “가해학생 제재에 대한 학칙규정이 필요하다”고 학내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말했다. 이 모 군(행정·2)은 “피해자는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을 두려워 제재를 원치 않을 수도 있다”면서 “학생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학교차원에서 가해학생에 대한 강제적인 제재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세대의 경우 도서관에서 엎드려 자던 여학생의 특정부위를 만진 성희롱 가해자에 대해 공개사과문 게시 및 도서관 출입제한 1년, 사회복지기관에서 40시간 봉사활동 하도록 제재를 가한 사례가 있다.


가로등· 교내순찰로는 역부족

시설은 문제없나

학내 성희롱·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본부는 가로등 정비 및 추가설치, 교내 순찰차 심야운영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학기부터 총여학생회가 본부에 가로등 정비 및 추가설치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얼마나 신속하고 철저히 실현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의 수위가 의심스럽다. 정 모 양(행정·3)은 “학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길거리 다니기가 무섭다”면서 “가로등을 설치하고 교내순찰을 한다 하더라도 불안한 것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뒤 가는 길에 가로등 하나 설치 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너무 조용한데, 본부에서 신경 좀 썼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미국과 같은 선진 대학에서는  취약지역 건물 등에 비상벨이 부착되어 있어 성희롱·성폭력피해를 막고 있다고 한다. 보안 시스템과 연결된 비상벨을 누르는 순간 주변 가로등의 불이 환하게 켜지면서 동시에 경찰이 출동하게 됨으로써 여학생 혼자서도 어두운 밤거리를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시설적인 부분이 뒷받침 되어있다.



대학 구성원들, 성의식 수준 미흡

의식수준은

“성폭력 사건이요? 글쎄요…. 관계자들이 해결 하겠죠”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학생들에게 ‘성희롱·성폭력’문제는 공개석상에서 밝히거나 쉽게 거론되는 주제는 아니다. 김 모 양(경영·2)은 “친구들끼리도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함부로 하지 않는다”면서 “성희롱·성폭력예방 및 방지 초청강연회, 강의는 별로 관심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취재과정 중 본부 여성부 담당 관계자가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교직원·교수들의 성범죄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이 약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을 정도로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성범죄에 대한 의식 수준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 부총여학생회장 박정임 양(정외·3)은 “성희롱·성폭력발생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보는 ‘가부장적 인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할 줄 아는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면서 “성희롱·성폭력 피해사실은 감춰질 것이 아니라 공개되어 학내 구성원들의 활발한 논의가 오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은빈 기자 kokohak@hanmail.net


밤에는 인적이 드문 어두운 길을 가로등 하나가 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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