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우리 대학에서 열린 ‘민주주의 평화 통일과 시민사회’라는 주제의 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우리 대학에서 열린 ‘민주주의 평화 통일과 시민사회’라는 주제의 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유년기에 아버지의 납북과 고향 상실이라는 가족사적 배경으로부터 분단의 고통을 일찍 체험한 백낙청 교수는 이 체험을 바탕으로 민족문학, 분단극복 문학과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백낙청 교수는 지난 23일 우리대학에서 ‘한국 민주주의와 평화 동일 문제’라는 주제의 기조발표도 했다.

이런 통일을 이루려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즘 대학생들에게 통일은 무관심의 영역이고 타자의 문제로 치부된다. 이런 이유에 대해 백낙청 교수는 “분단체제의 지속으로 학생들이 분단시대에 길들여져 한 민족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과 완전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통일이 언제 될지도 막막하고, 통일을 하면 세금을 더 내고, 못사는 동포들과 사는 것을 귀찮게 여긴다”며 “한반도식 통일은 처음부터 완전한 통일이 아닌 6.15공동선언 때 남측이 제안한 연합제와 북측이 제안한 연방제의 공통점을 점진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분단체제 극복은 단순 민족 통일이 아니다. 그는 통일이라는 민족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 젠더, 환경 문제 등을 지금보다 한 차원 높게 진전시키는데 이의를 둔다고 평소 말해왔다. 이런 분단체제 속에서 교수와 학생의 불신, 해마다 반복되는 등록금 투쟁 등 대학사회의 문제 또한 한 차원 높게 진전시켜야 되지 않을까 하는 물음에 백낙청 교수는 “대학과 교수 사회의 자자체적 개혁과 학생들의 과거의 운동권 성향을 좀 더 개선해 나가야한다”고 했다.

백낙청 교수는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 또한 아주 크다. 그는 요즘 신애 작가로 김애란의 소설을 좋아한다고 일찍이 ‘창작과 비평’에서 말한바 있다. 백낙청 교수는 “김애란의 ‘달려라 애비’라는 작품에서 작가는 심각한 상황을 발랄하게 풀어내고 전통적으로 인식되어 온 가부장적인 아버지상을 탈피한 인물을 묘사해 기존의 소설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그는 일부에서 소설가들의 개인의 사랑과 성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만하고 있다는 비판에 관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과 연애이야기는 당연하기에 비판할 수만은 없다”며 “개인이 진공 속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개인을 열심히 탐구하면 사회가 보일 것이고, 사회문제를 열심히 탐구하면 개인도 보일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현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대학생들이 취업문제로 고민하지만 취업 문제를 지상의 목표로 삼는 것은 청년시절을 아깝게 보내는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절에도 젊은이들이 자신의 뜻을 품고 살았는데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을 후회 없이 보내길 바란다”고 했다.

장옥희 기자 sush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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