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 이효리의 2집 타이틀곡 ‘Get Ya’가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Do Something'과 유사하다는 의견 속에 ‘표절이다’, ‘아니다’를 두고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대중음악계의 표절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수 이효리의 2집 타이틀곡 ‘Get Ya’가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Do Something'과 유사하다는 의견 속에 ‘표절이다’, ‘아니다’를 두고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대중음악계의 표절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표절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90년대의 대중 아이콘 스타였던 서태지와 H.O.T는 유명한 미국 아티스트의 창법이나 스타일과 비슷하여 표절시비에 휘말렸으며, 멜로디를 노골적으로 베낀 가수들도 수없이 많았다. 당시 '8마디 이상 음악적인 패턴이 동일하면 표절로 인정 한다'는 기준법은 있었지만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샘플링(sampling)이라는 수법을 이용하여 이를 교묘하게 잘 피해갔다. 이러한 기준도 별 효력이 없게 되자 현재는 표절에 대해서 ‘친고죄’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표절시비가 붙게 되면 일반적으로 ‘멜로디, 박자, 음의분할’등이 얼마나 같은가라는 실질적 유사성의 기준에서 평가하게 된다. 물론 ‘카먼 프레이즈(Common Phrase)’라고 하여 영감에 의해 우연히 만들어진 기타리프나 연주 등에 대해서는 예외로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 청자들이 하나의 음악을 듣고 다른 음악을 어느 정도 연상할 수 있는가’라는 접근성의 관점에서도 제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Get ya'는 인트로에서부터 유사한 락 기타의 리프를 사용했으며, 필터효과로서 존재감을 얇게 하는 스타일과 후렴구에 가서는 꺾는 창법 스타일까지 비슷하다. 멜로디에 가사만 끼워 넣어도 노래가 자연스러운 구성이 되기 때문에 이는 명백한 표절이다. 작곡가에게는 미안한 소리지만 'Do Something'이 없었다면 'Get Ya'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논란을 단순히 표절시비 차원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동안 수많은 표절 시비가 있었음에도 조용히 무마되었고 또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한국대중음악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짚어야 한다.

지금의 가요는 모든 것이 위에서부터 이루어진다. 대중음악은 스스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의 발현이라기보다는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연출하는 작위적 행위로 보인다. 한국의 '가수'들에 대해 '기획사의 꼭두각시'라고 말하는 것이 지나친 말일지 몰라도 그들이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탁월한 컨닝이 횡행하는 것도 곡을 만드는 사람과 노래하는 사람이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곡가 김도현씨가 반론으로 제기한 ‘트랜드의 수용’이라는 주장 역시 대중음악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이다. 음악 산업이 장기불황에 처하면서 가요는 '잘 팔리는 음악'이 되기 위해 세계 음악시장의 트랜드인 미국 팝을 모방하게 되었다. 여기서의 미국은 단지 지리적 실체가 아닌, 'Made in U.S.A'와 같은 첨단문화와 트랜드로 귀속되어 한국 가요의 정체성을 계속 파괴하고 있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것은 창작예술임이 자명하므로 표절은 ‘문화강간’행위이다. 강간을 당한 사람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듯이 표절 역시 대중음악사에 영원한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시대와 대중이 원하는 것을 찾아 새로움을 창조하는 일이 예술의 역할이자 의무이다. 지금까지 병폐로 지적되어온 대중음악 시스템을 재구성하고, 대중 역시 보다 다양한 음악에 귀 기울이는 열린 마인드를 갖는다면 그 창의성은 배가되어 대중음악은 더욱 건강해지리라 믿는다.

/이태민 객원기자 leepops@han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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