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많은 앨범들을 눈 앞에 쌓아두고 그 중에서 베스트음반을 추려낸다는 것은 일반의 생각 이상으로 난감하고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앞으로도 여러 앨범들을 소개하겠지만 이 앨범들을 평론가들이 흔히 말하는 ’명반’이라는 테두리 안에 묶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주류음악과 매너리즘에 길들여진 그들에게 ’작은 목소리’로 외칠 뿐이다. "이런 음반도 있노라"고...

오늘 추천하는 음반은 80년대를 대표하는 음반으로까지 일컬어지는 명실상부한 U2 최고의 작품 The Joshua Tree(1987)이다. 이 음반은 사실상 락음악이 사망 선고를 했던 80년대 유일하게 ’락 = 저항’이라는 순수성을 갖는 몇 안되는 앨범 중에 하나이다. 보수주의 정세 속에 LA메탈류의 팝메탈과 댄스가 대중음악계를 장악하고 있을 당시에도 U2는 주류에 반기를 들고, 정치와 종교에 관한 그들만의 음악을 고수하며 사회구조의 모순과 현실 세계의 상황을 이 앨범에 담았다.

본 작에서 최고의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With Or Without You’나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는 단순한 ’발라드’가 아니다. 보컬 보노(Bono)의 시적인 가사 안에는 인류 문명의 여러 문제들, 이를테면 환경, 종교, 노동자, 폭력, 마약, 인종 차별 등에 대한 냉철하고 분명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미국의 남아프리카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Bullet In The Sky’만해도 그렇다. 본 작이 뛰어난 평가를 받는 이유에 있어서 기타리스트 에지(The Edge)의 기타사운드도 빼놓을 수 없다.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이라는 곡에서 느낄 수 있듯이 테크닉은 별로 없지만 딜레이와 디스토션을 적절히 섞으면서 깔끔하게 진행되는 에지표 특유의 사운드는 U2의 일등 공신이다.

지난 20년간의 활동기간 동안 비평적인 면과 상업적인 면 양쪽에서 성공을 거둔 몇 안되는 밴드 중의 하나인 U2. 비록 국내에서는 네임벨류에 맞는 대접을 못 받아온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락매니아들이 80년대를 헤비메탈의 시대로 한정 짓듯이...) 데뷔이후 10여년 가까이 락계의 이단아로 지목받다가 뒤 늦게 인정받은 앨범. [The Joshua Tree].진정한 음악세계는 선명한 주관과 그러한 것들의 침식을 허용치않는 타협의 거부에 있음을 말해주는 락매니아들의 필청 음반이다.

※ 참고사항
(1) 앨범 실적
- 빌보드 앨범 차트 9주간 정상. 그래미 어워즈 ’Album Of The Year’
- 수록곡 중 With or without you(3주 1위),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2주 1위),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13위)
(2) 당시 국내에서는 이 앨범이 무려 4곡이나 삭제되는 바람에 실질적인 접근이 어려웠다. 4곡의 사유는 약물중독에 대한 풍자와 노동자의 애환을 편들었다는 이유, 그리고 종교적 갈등을 편견으로 받아들였으며 폭력적 세대를 포커스화 했다는 것이었다.

The Joshua Tree(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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