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빠르면 수시 2학기부터 통합된 대학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려고 통합 승인을 서두르는 정부의 움직임 탓에 통합 사업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해 놓고, 교육부에 너무도 친절(?)한 본부는 2만 여 명의 학생들을 비롯해 교직원, 총동창회 등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철저히 외면했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빠르면 수시 2학기부터 통합된 대학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려고 통합 승인을 서두르는 정부의 움직임 탓에 통합 사업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해 놓고, 교육부에 너무도 친절(?)한 본부는 2만 여 명의 학생들을 비롯해 교직원, 총동창회 등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철저히 외면했다. 

통합을 비롯한 대학 구조조정은 최근 정부와 대학의 중요한 테마가 되고 있다. ‘대학은 산업’이라는 대통령의 구호부터 경제부처의 장을 지낸 사람이 교육의 수장 자리에 앉고, 그 다음에는 명문 대학으로 가기 위한 필수코스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관문을 지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이러한 여파로 우리 대학은 여수대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경쟁력도 떨어지는 현실은 분명 대학 교육에 개혁적인 처방을 요구할 것이다. 그 중 우리 대학에는 부산대, 충남대, 경북대와 비슷하게 ‘통합’이라는 처방이 내려졌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통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함께 처방이 내려진 국립대학과 우리 대학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학내 구성원의 반대 목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대학 구성원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통합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볼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을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대안과 방법에 대한 답을 듣기를 요구하고 있다. 본부에서 마련한 ‘전남대-여수대 통합 광장’이라는 게시판은 ‘광장’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통합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의 글들만 있을 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 진행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가 없다. 이를 두고, 게시판 하나 만들어놓고 ‘의견수렴 했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학내 구성원은 답답하다. 통합 찬반 논의에 앞서 무엇이라도 알아야 찬성을 하던지, 반대를 하던지 할 것 아니냐는 것이다. 통합을 한다고 해서 우리 대학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는지, 교육의 질은 향상될 수 있는지도 고민해보고 싶다고 한다.

“등록금 문제는 몰라도 통합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통합을 했을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면 통합을 다시 한번 고려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 “교육부 정책에 무조건 따라가지 말고, 통합을 하는 것이 우리 대학에 맞는지 다시 생각해보자” 등.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자고 한다. 본부에서는 구색 맞추기식 설명회만 한 번 열었을 뿐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공청회 한 번 열지 않았다. “성적표는 칼 같이 돌리면서 설명서 한 장 못 돌리냐”는 비판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랬다. 본부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가 분명 우리 대학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면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밀실행정이 되지 않는 방법이고 진정으로 우리 대학을 발전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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