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2024년 세계여성의날(3.8) 기념 광주전남여성대회’가 개최됐다. 세계여성의날은 1908년 3월 미국 1만5,000여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 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궐기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지금은 여성상위시대라고... 오히려 역차별을 이야기하며 여성이 겪는 차별은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을 보면 우리 사회의 여성 차별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여성들은 노동시장에서 체계적으로 차별을 경험하게 되는데, 채용부터 시작된 성차별로 인해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부터 제한된다. 채용 성차별은 공공기관과 금융, 언론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어렵게 진입한 직장에서 여성은 △외모 품평 △여성에게 주어지는 잡무 △성희롱 △채용 △승진 △평가 등에서 전방위적 부당함을 경험하고 있다. 여성을 동료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남성중심적 기업 문화는 주요 업무에서 여성을 배제하고 승진에서 누락시킨다.

△27년째 성별 임금 격차 OECD 꼴찌 △성차별 지수 146개국 중 99위 △여성의원 비율 129위가 대한민국의 현실인데, 오히려 윤 정권 출범 이후 여성가족부 장관이 부처 폐지를 약속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정치 언어로 성차별이 승인되고, 여성혐오는 정부 정책과 공식 입장을 통해 정당화되었다.

우리나라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이미 OECD 국가 중 최하 수준인데, 여기에 여성혐오와 반여성, 반노동 정책이 더해지고 있어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은 그야말로 질식 직전이다.

OECD 가입 이래 27년째 단 한 번도 성별 임금 격차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선언은 현존하는 문제를 없는 것으로 만들고, 성차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윤 정부의 기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문구가 되었다.

여성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 선거권을 외치던 때가 116년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그때와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여전히 거리에 나와 차별받는 여성, 지워지는 여성정책, 필요에 의해 부추기는 젠더 갈등을 그만두라 외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많은 스펙을 쌓아 사회에 나오지만 노동시장 진입조차 막혀있는 사회구조 속에 20대 여성들은 좌절한다. 이는 결국 높은 자살률로 나타나고 있지만, 국가는 침묵하고, 우리는 이를 ‘조용한 학살’이라 말하고 있다.

국가, 사회가 외면한 사람들 중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있다. 우리는 성평등한 일상과 차별받지 않는 일터에서 일하고 싶다. 차이는 존재하되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요구하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가, 나를 보호해 주는 안전망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2005년 호주제를 폐지했고, 2020년에는 낙태죄를 폐지했다. 이제 다시 우리는 “성평등 사회가 당연한 세상”이 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요구하고 연대하고 투쟁해야 할 것이다.

광주여성노동자회 서연우
광주여성노동자회 서연우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