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해도 변화 없을 것이라는 생각
“학업에 집중하고 자아 탐구하는 시간 갖고파”
"지방 대학생 위한 인프라 필요"

학생이 총선 관련 기사를 읽고 있는 모습.(연출)
학생이 총선 관련 기사를 읽고 있는 모습.(연출)

4·10 총선(총선)이 16일 남았다. 지난 22일 후보자 신청도 끝이 나며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일 총선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지만 청년들은 여전히 정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고,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생각하는 정치, 청년들이 원하는 정치 그리고 정책은 무엇일까? 우리 대학 응용식물학과 21학번 ㄱ씨, 송지영(불문·24)씨, 임영묵(경제·18)씨, 양채은(국악·22)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투표해도 변화 없을 것 같다"

총선에 관심이 많아 자주 뉴스를 확인하는 임영묵(경제·18)씨는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이 ‘구조적인 문제’라고 한다. 임씨는 “직업적인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이 청년들로 하여금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쟁을 위한 경쟁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다 보니 희망적인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다’는 생각이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양채은(국악·22)씨 또한 “투표를 해도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는다”며 “선거가 나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ㄱ씨는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각자의 삶이 바빠서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진심으로 찾아보고, 알고, 생각해야 하는데 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내기 유권자인 송지영(불문·24)씨 또한 정치가 어렵다는 점을 정치 무관심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송씨는 “정책도 그렇고, 참여하려고 노력하지만 단어나 내용이나 잘 모르겠다”며 “주변 친구들 중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표 기준으로는 공약과 정당의 이념을 본다는 의견이 있었다. 투표할 때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다는 임씨는 “어떤 때에는 북한과의 대치, 어떤 때에는 외환위기 등 상황에 따라 주를 이루는 문제가 다를 것이다”며 “상황을 고려하고 투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정치, 정당 등에 대해 잘 모른다는 송씨는 이번 총선에서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그는 “잘 모르다 보니 부모님의 선택을 따라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ㄱ씨는 또한 정당의 이념이 투표 기준이었다. 양씨는 “공약과 후보를 보고 투표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한 정당의 공천 작업을 주의 깊게 본다. 임씨는 “정당의 공천 작업이 정치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며 “얼마나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고, 그것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한 후 정당에 투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청년을 위해 정책을 낸다고 하지만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 필요…“식재료 사기도 두려워”

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정책은 △문화 예술 △환경 △경제 △취업으로 각자 달랐다. 예술인 연주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씨는 예술 관련 정책을 자주 찾아본다. 기후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ㄱ씨는 △기후 위기 △환경 △여성 △장애인 관련 정책을 주의 깊게 본다. ㄱ씨는 “탄소를 사용하는 것이 기후 위기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 중단과 관련된 정책을 눈여겨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오염수 방류 문제에 있어 우리나라도 안전하다고 하지만 100%는 아니다”며 “원전 축소와 관련한 공약을 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에 관심이 많은 임씨는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가져오는 것보다 기존의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예시로 졸업 후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구직 급여를 주며 취업을 유도하는 정책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언급했다. 그는 “제도상 알바를 하는 등 소득이 있으면 구직 급여를 받지 못한다”며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양씨는 이번 총선에서 부동산 관련 정책을 주요하게 보고 있다. 양씨는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편이라 관련 정책을 주의 깊게 본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문제에 대해서는 ㄱ씨 또한 언급했다. ㄱ씨는 “외식도 두렵지만 식재료 사기도 겁나는 세상이다”며 “과소비 경향도 늘고 있고, 물가 상승은 정치가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씨는 새내기임에도 벌써 취업 걱정을 하고 있었다. 송씨는 “학과 특성상 잘 취업이 안 되기도 해서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정치 의무 교육 필요"

지방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잘 마련되어 있다고 여기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답이 많았다. 본가가 광주인 송씨는 “큰 차이가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씨 또한 “청년들에게 큰 혜택이 실질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서 삶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ㄱ씨는 문화생활에 있어 “영화관이 근처에 없어서 차로 1시간을 걸려서 간 적이 있었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임씨 또한 △교통 △교육 △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인프라 차이를 느낀다. 그는 “교통도 그렇고, 소위 ‘빅5’라고 하는 병원도 모두 수도권에 있어 여러 분야에서 인프라 차이를 느낀다”며 “이러한 차이가 더욱 수도권과 비수도권 청년들의 격차를 나눈다”고 말했다.

양씨는 “온라인상에서 특히 SNS를 활용해서 청년들이 정책, 혜택을 쉽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ㄱ씨 또한 청년이 정치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정치 교육이 의무적으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거나 스마트폰 등의 기기가 없거나 시력이 안 좋거나 하는 여러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며 “최대한 많고, 다양한 사람에게 정치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이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으로 ㄱ씨는 “현실적으로 등록금이나 취업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학업에 집중하고, 자아 탐구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경험을 위해 체험 학습 기회도 많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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