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수들 “학문적 다양성 고려하지 않은 평가”

지난 1월 21일 백승주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전남대 포털 여론광장에 올린 글.
지난 1월 21일 백승주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전남대 포털 여론광장에 올린 글.

우리 대학 인문·사회계열 국내 학술저·역서의 평가 점수가 기존 300점에서 250점으로 하향 조정된다. 이에 일부 교수들이 ‘정당하지 않은 평가 제도’라며 반대 입장을 표했으나 개정안은 지난달 23일 학무회의를 통과해 지난 1일 공포됐다.

지난달 21일 우리 대학 포털 여론광장에는 ‘인문·사회계열 학술 저술 및 번역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촉구합니다’라는 백승주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에서 백 교수는 “현재 교수 평가 시스템에서는 논문을 얼마나 더 많이 써내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어버렸다”며 “인문·사회계열의 학술장은 논문보다 저서와 번역서 중심으로 형성된다”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백 교수의 글에 동의하는 내용의 의견이 여럿 달렸다.

일부 교수들은 해당 개정이 학문적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조재형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국내 학술 저·역서를 다른 연구 결과보다 낮게 보는 관점은 확실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연구처는 “현재 연구 동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개정했다”고 말했다. 권윤구 연구부처장은 같은 여론광장 게시판에 “대부분의 타 대학은 매 학년도 또는 최근 년도에 (교수업적평가의) 지침이나 시행세칙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서 아무 대응 없이 기존대로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이번 평가 규정 개정 이유를 타당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논문 게재율을 높이기 위해 저·역서 평가 점수를 낮춘다는 단순한 계산식으로만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교내 구성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는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조 교수는 “본부가 이 사안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과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며 “정답을 정해놓고 실행시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권 연구부처장은 같은 여론광장 게시판에 “의견수렴을 위해 최근 2년간 추진 경과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2022년 8월에는 대학(원)별 TF위원(44명)을 대상으로 1차 공청회를 진행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우리 대학 전 기관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해 2월에는 대학(원)별 TF팀 10명을 구성하고 의견 수렴 및 개정안 검토 과정을 거쳤다.

교수업적평가란 교수의 교육·연구, 봉사 및 산학협력 활동의 질적 향상 제고가 목적으로 승진, 재임, 연봉 등에 영향을 미치는 평가다. ‘전남대학교 교수업적평가 규정’에 따르면 우리 대학 교수 연구업적평가는 △인문·사회 △자연 △미술·디자인 △음악 △체육 △건축 총 6개 분야로 나뉘어 평가된다.

이번 개정에서는 ‘전남대학교 교수업적평가 일부개정(안)’의 인문·사회계열 학술서적 부문에 우수학술저·역서 평가항목을 신설하고 기타학술저·역서 평가 항목을 삭제했다. 또한 학술저·역서가 200쪽 미만이거나 판형이 신국판 미만일 시 점수의 50%만 반영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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