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를 맞이하는 대학인 모두에게 ‘묻고 답하는 역량의 배양’에 특별한 관심을 기대한다. 대학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인 ‘교육(교수-학습)’ 분야에서 스스로 그리고 함께 질문하고 답하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2023학년도 교육혁신본부 교육수요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전남대학교의 수업 특성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교수들은 수업 방법에서 강의식 수업(73.2%), 발표 및 토론수업(17.1%), 연구과제(프로젝트)기반학습(2.7%), 실험실습수업(4.7%), 문제중심학습(0.8%), 예습·토론(플립러닝)(0.8%)을 활용하고 있었다. 강의식 수업이 압도적이다. 학생들이 인식한 수업방식을 보면, 강의중심(86.7%), 발표중심(4.4%), 연구과제(프로젝트)중심(4.1%), 토론·토의 중심(3.4%) 등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강의중심에 대한 인식은 교수진보다 훨씬 높다.

조사 결과를 압축하면, 대학에서의 대부분 수업은 강의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래된 유산이다. 강의식 수업방식은 교수 혼자서 수업을 지배한다는 의미이며,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일인극 같은 것으로 그 핵심은 지식 전달에 있다. 여기서 학생들은 주체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어렵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은 대학 수업이 고등학교 수업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강의식 수업을 선호하는 교수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학생들이 수동적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실제를 들여보다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다수 교수는 자신들의 학습 과정(학사·석사·박사)을 성찰하면, 묻고 답하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어떻게 학생 참여를 이끌지 모른다는 것이다. 묻고 답하는 수업을 진행하는 소수 교수들의 경험을 종합하면, 그들의 학습 과정에서 체험한 특별한 자기 변화를 인정한다. 예를 들어, 교수가 제시한 학습자료를 먼저 읽고 수업 중 질문·토론을 통해 자신의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문제해결력, 합리적 의사소통능력이 신장되었다고 평가한다. 묻고 답하는 수업을 경험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용기를 체득하고,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통찰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대학은 끊임없는 지적 자극과 도전이 용솟음치는 지식생산의 용광로이며 자신의 가능성을 꾸준하게 실험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기관이다. 자신이 (비)교과과정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의 관심 분야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를 용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서로 만들어보자. 아주 작은 실천이지만 묻고 답하는 과정은 개인과 조직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수는 수업 시간에 가능한 많은 질문을 제기하고 학생들에게 입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자. 학생들에게는 질문의 수준에 스스로 주눅 들지 말고 질문제기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용감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묻고 답하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작은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존중하는 좋은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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