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37분. 마감이 코앞인데 아직도 취임의 변을 쓰고 있다. 잘 쓰고 싶은 글은 어째서 자꾸만 미루게 되는 것인지. 어떤 신문을 만들고 싶은지, 어떤 편집국장이 되고 싶은지 한 달 내내 고민했지만, 도대체 멋지게 써낼 수가 없다. 그저 잘하고 싶다는 마음만, 부끄럽지 않은 신문을 만들겠다는 다짐만이 분명하다.

신년호를 제작하며 돌이킬 수 없게 편집국장이 되어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정말 힘들었다. 편집국장의 도망치고 싶고, 힘들고, 외로운 순간을 2주 동안 모두 느꼈기 때문이다. 혼자 신문사에 남아 해가 지고, 뜨는 것을 등지고 앉아있는 스스로가 낯설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떤 외로움과 부담감은 자꾸만 나아가게 만들기도 한댔다. 내게는 이제 <전대신문>이 그렇다.

신문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다. 너무 벅찬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하는 동료들이었다. 함께한다는 것을 알기에 계속할 수 있었다. 선배와 동료 기자들의 힘을 믿는다. 그래서 함께, 잘 만들고 싶다. 동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많이 소통하고, 힘들면 기대겠다. 나 또한 기댈 수 있는 편집국장이 되겠다.

부족한 점이 많은 채로 편집국장이 된다. 모르는 것도 미숙한 부분도 수두룩하다. 그렇지만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도망치고 포기하지는 않겠다. 이왕이면 잘하고 싶다. 그래서 더 노력하겠다. 읽고 싶고, 읽을 가치가 있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고심할 것이다. 또 소중한 <전대신문> 독자들과 많이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전 편집국장은 뼛속까지 지독하게 기자였다. 이제 신년호를 제작하고 한 걸음 뗐지만, 그 지독함을 이해한다. 그렇기에 나 또한 지독한 편집국장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다. 내일 더 나은 기사를, 다음 호에 더 발전된 신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니 앞으로 전대신문을 마주하게 될 독자들과 선배님께 부탁한다. 읽어주시고, 많이 피드백 해달라고. 그리고 동료 기자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미리 고맙고, 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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