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행복하신가요?” 어느덧 사계절 중 가장 춥지만, 따뜻한 겨울이 되었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치열하게 보내셨을 한 해를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올해 학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학과 학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학우들과 대화를 나누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지치고, 힘들고, 외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대학생의 정신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이는 비단 우리 학과 학우들만이 아니라 많은 청년이 겪고 있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수십 명이 빼곡히 들어앉은 강의실에 누군가는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나와 애써 수업을 듣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매일 고독하고 치열한 대학 생활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글을 읽고 계신 독자 자신 혹은 주변에도 지치고 외로워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무엇을 위해 우리 대학생들이 고독하고 치열하게 대학 생활을 하는 것일까요?

대규모 설문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생의 목표 중 하나는 행복이라고 합니다(Diener, 2000). 많은 대학생이 좋은 성적을 얻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 부단히 노력하는 것도 행복한 미래를 위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지금 대학생들이 지치고 힘들어진 주요 원인으로는 학업 성적과 등수를 걱정하는 것, 경쟁적인 대학 교육, 취업 스트레스가 꼽히고 있습니다. 즉, 미래의 행복에만 초점을 맞추다 현재의 행복을 놓치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과도한 물질주의와 경쟁적인 한국 사회의 분위기 안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과 내일이 없다면 먼 미래도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를 대비하면서도 현재 자신 역시 잘 보살펴야 합니다.

행복을 연구하는 서은국 교수는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행복은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리 생활을 해온 인간은 소속되지 못할 때 외로움이라는 사회적 고통을 느끼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함께할수록 더 큰 행복을 느낍니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행복을 느끼는데, 심지어는 내향적인 사람들도 사회적 활동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러한 행복에 관한 연구들에서, 우리가 미래를 대비하면서도 현재에 행복할 수 있는 열쇠는 결국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쟁적이고 치열한 사회 속에서도 ‘살만하고’ 제법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이제 코로나로 인해 축소되었던 학생 활동이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축제, 체육대회, 동아리 활동과 같은 학생 자치 활동은 학생들이 소속감과 행복을 느끼게 해줍니다. 혹시 그동안 지치고 외로우셨다면, 이제 조금 용기를 내어 학생 활동에 참여하고 사람들을 만나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혼자 있는 친구가 있다면, 쑥스럽지만 따스한 손길을 먼저 내밀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변에 행복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도 더욱 행복해집니다. 올 연말에는 함께 따뜻한 겨울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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