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위험성 알리고자 영상 제작

지난 9일, 바실리 콜로틸로프씨와 알렉산드라 오디노바씨가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지난 9일, 바실리 콜로틸로프씨와 알렉산드라 오디노바씨가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나의 집, 나의 나라가 무너져 가고 있는 상황을 생생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다. 슬픔이라는 단어로는 이 슬픔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9일 오후 1시 위르겐 힌츠페터의 묘지 앞에서 만난 2023년 제3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인 알렉산드라 오디노바씨, 바실리 콜로틸로프씨는 영상기자가 아닌 전쟁 중인 나라의 자국민으로서의 슬픔을 감추지 않았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위르겐 힌츠페터의 정신을 기념하고자, 역사를 기록하는 영상기자를 발굴하는 대한민국 최초 국제보도상이다. 올해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작으로는 <인사이드 러시아: 푸틴의 국내 전쟁>이 선정됐다.

<인사이드 러시아: 푸틴의 국내 전쟁>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내부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 속에는 푸틴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 전쟁 반대 운동, 전쟁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언론·표현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담겼다.

다큐멘터리 제작은 2022년부터 약 6개월 정도가 걸렸다. 콜로틸로프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위험하고 위협적인지 알리고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자 했다”며 “같은 기자여도 러시아 문제에 대해 다른 방향으로 살피듯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러시아 전쟁을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제작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시작한 프로젝트였으나 콜로틸로프씨는 “제작을 하며 점차 러시아 정부의 압박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었고, 영상 제작에 있어 정부의 기준에 따라 제재를 받았다. 콜로틸로프씨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이 행동이 정말 법에 어긋나는 건지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도중에 그만둔 사람도, 정부에 잡혀간 사람도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의 상황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지속적으로 러시아의 현실을 보도하면 언젠가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까 희망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의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사샤에 대해 “그녀는 아직 재판 진행 중이며 지난주에 8년 형을 받았으나 몸이 안 좋아 위급한 상태다”며 “사샤는 그저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정의로운 기자였다”고 말했다.

자국의 상황 가운데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모든 게 정말 이상하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도 어서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고 나직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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