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종 넘는 새 관찰
“새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아”
높은 나무들, 지역민에 휴식 제공

이혜진씨(왼)와 양현씨가 우리 대학 정문 근처에서 나무에 앉은 새를 관찰하고 있다.
이혜진씨(왼)와 양현씨가 우리 대학 정문 근처에서 나무에 앉은 새를 관찰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사계절 내내 새가 많은 곳이다. 탐조 모임 ‘다조익선’은 지난달 14일 용봉캠퍼스를 거닐며 물까치, 박새, 멧비둘기, 원앙, 직박구리, 참새, 황조롱이 등 10여종이 넘는 새를 관찰했다. 이혜진(58)씨와 양현(56)씨 또한 약 2시간 동안 자연대 1호관부터 용지 호수를 지나 농생대 수목원까지 캠퍼스 곳곳을 탐조했다. 국립공원 자연환경해설사인 이들은 “직업이 자연환경해설사임에도 불구하고 새를 전문적으로 공부할 곳이 많지 않다”며 “지인 소개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직접 보기 전까지 도시에 원앙이 산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전남대 호수(용지)에 원앙이 산다는 소리를 듣고 ‘원앙이 도시에 어떻게 살아’하며 속으로 비웃었다”며 “실제로 보니 감탄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용지에서 원앙을 보며 실제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며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작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야생에서는 조금만 다가가도 새들이 도망가는데 전남대에 사는 새들은 잘 도망가지 않아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탐조를 통해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 중 하나인 참새의 색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씨는 “보통 참새는 길가나 낮은 나무에서 많이 봤다”며 “나무 꼭대기에서 참새가 몸을 막 털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탐조를 하며 전남대의 자연 풍경도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우리 대학을 “도심 속 조그마한 섬”이라고 빗대며 “지역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좋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로 다닐 때는 몰랐는데 걷다 보니 나무들이 엄청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30년 전 전남대와 비교하여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며 “어렸던 나무들이 어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대가 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넓은 뜰을 갖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나무들이 훨씬 더 건강하게 자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조익선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양씨는 “휙휙 날아다니는 새들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씨 또한 “2시간 동안 걷느라 마지막 즈음엔 약간 힘들었지만 새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며 “이런 기회가 자주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조익선은 우리 대학 생물학과와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회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광주에 사는 새들을 현장탐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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