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업의 토론 주제는 ‘교양은 어떻게 길러야 할까?’이다. 1차 토의가 시작된다. 학생들은 잠시 머뭇거리다 의견을 내기 시작한다. 공대생이 발표한다. “교양의 주축은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 역시 교양의 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결국 인성도 선과 악을 구별하는 학문적 지식에서부터 파생됩니다.”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에서 진행하기로 한 독서클럽의 첫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보마루 1층 그룹스터디룸 앞의 라운지에서 클럽원들을 기다린다. 5분쯤 기다리자 소녀가 도착한다.

다시 5분이 흐르고 한 사람이 더 도착한다. 당신과 면면이 있는 클럽원이다. 약속 시간이 5분 남아 키오스크에서 인증을 한 후 그룹스터디룸 3호에 들어간다. 자리에 앉자 2분 전에 수신된 카카오톡 메시지 2개가 보인다. “두 분이 못 오신대요.”

독서클럽 활동 인증은 2/3 이상 인원 출석이 규칙이다. 그리고 당신의 조원은 6명. 미리 언질을 준 한 명까지 세 명의 불참석자가 발생하여 인증이 불가하다. 클럽장을 맡은 당신이 사정을 설명하고 클럽원과 헤어진다.

“카페라도 같이 가자고 하지. 아무 소득 없이 가게 되었으니 기분이 좋지 않겠어.” 그 말을 듣고 아차 하는 당신, 애매한 거리를 뛰어가 클럽원을 부른다. “아! 저기….” 소녀가 피식 웃는다. “참, 배우는 게 빠른 사람이라니까.”

과제를 한다. 교양이란 무엇일까? 교양 없음에 매몰되어 당신의 교양을 챙기지 못한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좁은 자취방에서 끝없는 당신의 세계를 펼쳐 나간다. 비뚜름하게 펼친 공책에 서투른 글씨가 적힌다.

‘교양에는 지식과 예의범절이그러나 교양의 본질은오른쪽이 없으면 왼쪽도 없고 앞면만 있는 동전이 없듯이 학문과 인성은 서로 다르지만 하나인 것입니다. 교양이 삶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잘못이었습니다. 교양은 삶 자체입니다….

웬일로 하늘에는 북두칠성이 훤히 보인다. 어쩌면 초승달이 겨우 보이는 날이라 그런지 모르겠다. 곤충들과 새들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즐기며 곤히 자는 당신에게 슬며시 무언가 다가온다. 안간힘을 쓰며 비춘 빛이 창문 사이로 당신의 눈꺼풀을 간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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