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온라인 멘토링 수업을 1시간 전부터 준비하는 당신은 멘티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쉰다. 멘티를 수업하는 것을 꺼리고 있음을 자각했기에 스스로 실망감을 느낀다. 초심을 잃었음일까. 잠시 첫 수업을 생각한다.

“안녕하세요~ 멘토 쌤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당신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환하게 웃는다. 지난 소녀의 조언대로 다양한 활동을 도전하다 끝내 합격한 대외활동인 온라인 멘토 활동. 당신은 면접의 떨림을 생생히 기억한다.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대답하는 멘티를 보는 당신의 눈에 웃음이 가득하다. “오늘은 오리엔테이션으로 올해 바뀌는 대입 전형과 공부 목표 방법에 대해 알아볼게요~” 제시받은 안내자료를 활용하여 이것저것을 설명한 뒤 당신의 개인적인 합격 서사를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멘토와 약속 몇 가지를 정할게요.” 온라인 멘토링 운영에 관해 규칙을 정하고 수업을 종료한다.

첫 수업으로부터도 어느덧 한 달 남짓으로, 오늘도 멘토링이 있다. 당신이 배정받은 멘티는 네 명으로, 모두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지만 진로의 결정, 수업의 태도, 학업의 역량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 다르다. 조금 각오를 하며 수업을 시작한다. 멘티의 꺼진 화면 앞에서 1시간 내내 홀로 모니터에 말한 당신에겐 답답한 여운이 수업 종료 후에도 남아있다.

‘가끔, 길을 먼저 걸어본 이들이 도움이 될 때가 있어.’ 언제인지 모를 소녀의 메시지. 어떻게 알았을까. 당신은 이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고 선생님에게 전화를 건다.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당신은 밝은 목소리로 선생님과 인사한다. “어, 오랜만이야. 무슨 일이야.” “저번에 멘토링 시작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당신은 선생님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멘티 중 한 명이 수업시간을 때우는 것처럼 보인다, 화면 연결이 어렵다는 이유로 멘티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목소리 역시 들은 적 없으며 채팅으로만 소통하는데 상호작용이 오래 걸린다, 멘토링에서 쌓아왔던 불안감을 선생님에게 모두 하소연한다.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래. 선생님도 학생들 하나하나 다 신경 썼던 때가 있었지만, 그러면 너만 힘들어. 학생이라고 공부 열심히 하는 게 아니고 목적의식 있는 아이들이 열심히 하지. 학생 처음 가르쳐보면 기준에 안 맞는 걸 보고 자신 탓을 많이 하는데, 학생이 안 따라오는 건 네 잘못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하고, 불만족스러운 아이도 그게 그 아이의 모습이라는 걸 인정하면서 조금 편안하게 학생을 대해 봐.”

심심아, 혹시 수업이 재미없나요. 숙제가 너무 부담스러울까요? 멘토 쌤이 멘토링이 처음이라 문제가 있을까봐 물어봐요. 쌤이 실수한 거 있을까요? 잘하고 싶은데 빈틈투성이라 미안해요……. 당신의 마음을 이야기하자 진심이 닿은 듯 심심이가 입을 연다. “선생님, 걱정시켜서 죄송해요. 선생님 수업 정말 잘하시는데, 평일엔 야자에, 주말엔 연극학원 끝나고 밤늦게 멘토링을 하다 보니 집중이 안 되고 졸기도 해요.” 그랬구나. 깨달은 당신은 멘티에게 힘들면 언제나 말하라고 선뜻 권한다. 최대한 멘티에게 시간을 맞추겠다는 당신은 아마 진솔함의 힘을 극명히 깨달았으리라. 당신이 활짝 웃는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