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내 곁에서 나를 보살펴 주는 누군가와 함께 있음을 기념하는 날들이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그리고 여기에 더해 20일은 2007년 지정된 ‘세계인의 날’이다. 세계인의 날이 2007년에 지정된 이유는 그해에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제정됨을 기념하고 국제연합이 5월 21일을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로 정한 것 등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많은 재한외국인들이 한국인과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우리 곁의 외국인’과 같은 말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최근 우리 학교에서 연수 중인 외국 학생이 급작스레 발병하여 병원을 가게 되었다. 학생은 당장 위독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바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이 크게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이 걸린 병은 의료보험에서 전액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병이었으나 국내에 입국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비유학생 신분이라 의료보험을 지원받을 수 없었다. 소위 ‘건보 먹튀’를 막겠다는 조치의 사각지대였다. 진료비는 꽤 큰 돈이었고 실비 보험을 뺀 30%의 금액조차 학생에게는 큰 부담이 되어서 치료를 망설일 정도였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학생도 잘 협조하여 치료는 잘 되었다.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이나 세계인의 날은 대한민국 국민과 외국인이 상호 이해하고 존중하여 대한민국의 발전과 통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였다. 재한외국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정당한 처우를 받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건보 먹튀’ ‘외국인 육아 도우미’가 상징하듯 외국인을 손해를 끼치거나 노동을 제공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여전하다면 과연 외국인들과 서로의 곁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곁’은 가까이에서 서로를 보살펴 주거나 도와줄 만한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세계인의 날을 맞아 외국인에게 내 곁을 내어주며 서로를 보살피고 도와주는 마음과 태도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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