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SNS에서 관심을 받았던 책이며 영화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이다. 그래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의 메인 스토리는 여자 주인공의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다뤘던 영화 <메멘토>를 봤었기 때문인지 아이디어에 대한 신선함보다는 진부함이 앞섰다.

책의 여자주인공은 모종의 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의 기억을 축적하지 못하는 기억장애를 앓고 있다. 남자주인공은 원래 반에서 조용하지만 학교에서 발생한 어떤 사건에 의해 여자 주인공과 인연이 생겼다.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의 기억상실이라는 병을 알고 난 후 매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주인공을 위해 하루하루를 재밌게 보내주려 노력한다. 자칫 진부하게 끝날 수 있었지만, 작가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극적인 반전을 주면서 적절한 긴장감을 이어간다. 하지만 억지로 만들어낸 반전이라 당황스러웠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지만 아픔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그렇게 해서 슬픔을 소화해가는 걸까. 슬픔을 잊게 되는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계속 사로잡혀 있어서는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 슬픔을 잊게 된다는 게 슬펐다”는 부분이 가장 감명 깊었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지만 아픔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 모두 슬픈 기억이 한 가지씩은 존재한다. 그게 아무리 무감각한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 슬펐던 순간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다시 돌이켜보면 오히려 재밌게 여겨질 수도 있고, 부끄러워질 수도 있다. 물론, 계속해서 슬플 수 있다. 하지만 그때보다는 덤덤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혹시 그때처럼 슬프다고 느껴지는가? 물론 그럴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시간이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다가온다. 1분이라는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는 사람과 한 조각으로 보는 사람이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덤덤해질 것이다. 의연해질 것이다. 그러니 조바심 내지 말자.

주변에서 이별의 상황을 흔히 볼 수 있다. 헤어진 친구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헤어진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을 땐 무척이나 힘들어한다. 그중에 몇몇은 너 없으면 안 된다라는 말을 하며 당장 죽을 것처럼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친구들을 보면 어떠한가? 진짜 죽은 친구가 있던가? 지금은 웃으며 얘기를 꺼낼 수 있지 않은가? 여기서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때 헤어지며 생긴 상처는 사라지지 않지만 아픔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아픔은 사라진다. 그러니 겁내지 마라. 상처 하나쯤은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책 표지.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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