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의 진심 무사히 하늘에 전달되길"

세월호 추모 행사에서 공연하고 있는 사범대 음악교육과 학생들.
세월호 추모 행사에서 공연하고 있는 사범대 음악교육과 학생들.

우리 대학 사범대 학생회와 음악교육과 학생들이 4‧16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를 14일(오늘) 낮 12시 사범대 교육융합관 1층 로비에서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음악교육과 55명의 학생들이 '눈물 기도'를 합창하고 '못잊어'와 '천 개의 바람이 되어' 관현악 합주·합창으로 무대를 채웠다. 이날 사범대 교수와 학생들은 준비된 공연을 지켜본 뒤 따뜻한 박수로 추모식에 화답했다.

김가현(음악교육‧21) 음악교육과 학생회장은 연주를 마치고 오른 무대에서 "저희 음악교육과 학생들은 학생들을 구하고 순직하신 단원고 교사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온 마음을 담아 이번 연주를 준비했다"며 "오늘의 음악교육과 연주와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진심이 무사히 하늘에 전달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떠나가신 모든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말하며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바이올린으로 관현악 공연에 참여한 김효주(음악교육‧23)씨는 “희생자들이 하늘에서 잘 지내기를 바란다는 기도하는 마음을 음악에 담았다”며 "대학에 입학한 후 처음으로 준비한 공연이라 더 뜻깊었다"고 말했다.

공연에서 지휘를 맡은 강태호(음악교육‧21)씨는 “시험 기간에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며 “작년까지도 공연을 하면 울컥했는데 오늘은 희생자들이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는 마음이 음악의 소리로 사람들에게 전달되었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행사에서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는 유성민 사범대 학생회장.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 행사에서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는 유성민 사범대 학생회장.

공연 시작 전 유성민(물리교육‧21) 사범대 학생회장의 추모사 낭독도 있었다. 유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304명의 희생자를 기억하자"며 "4월 16일의 일을 기억해 우리의 자녀와 제자에게 교육하는 일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한편 사범대 학생회의 세월호 추모 행사는 2019년에 시작되어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작년과 올해로 세번째다.

다음은 유 회장이 낭독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사 전문.

단원고 선생님 11분의 사명감을 기린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합시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제주도행 승객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하여 304명의 희생을 낸 사건입니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이하여, 존중과 실천 사범대학 학생회와, 자발적으로 모인 음악교육과 구성원이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추모를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 앞에서, 준비한 추모사를 읽겠습니다.

죽은 이들을 그리며 생각하는 추모는 기억하는 행위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304명의 희생자를 기억합시다. 무엇이 참사의 원인이었는지 기억합시다. 자신의 목숨을 내주며 남을 구해낸 의인들을 기억합시다. 세월호 참사가 바꿔 놓은 대한민국 사회를 기억합시다. 4월 16일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해서, 우리의 자녀와 제자에게 교육하는 일을 잊지 맙시다.

세월호 참사 당시 목숨을 바쳐 제자들을 구했던 단원고등학교 선생님 11분의 숭고한 정신과 실천을 기억합시다. 제자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선생님들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어떤 선생이 되어야 하겠는가를 생각해 봅시다. 사범대학에서 공부하며 미래 교원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우리에게, 단원고 선생님들의 사명감을 기리며 실천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교직을 위한 공부를 하면서 교사의 사명감(使命感)이라는 말이 종종 사용됩니다. 사명감은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을 뜻합니다. 이때 사명감의 ‘명’자는 ‘목숨 命’입니다. 교사에게 주어진 임무는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중대하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목숨 바쳐 사명을 다한 단원고등학교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과 실천은 교사의 사명감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단원고등학교 선생님 11분의 사명감을 기립시다.

세월호 참사 당시 목숨을 바쳐 제자들을 구했던 단원고등학교 선생님 11분의 성함을 짚어 가겠습니다. 고창석, 김응현, 김초원, 남윤철, 박육근, 양승진, 유니나, 이지혜, 이해봉, 전수영, 최혜정 선생님! 사범대학에서 공부하는 미래 교원으로서, 선생님들께서 가르쳐 주신 사명감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 모두 4‧16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추모합시다.

2023년 4월 14일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장 유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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