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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변동한다’는 이 말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 들린다. 하물며 인간도 나이가 들며 성격이 변하는데,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 사회가 바뀌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현재 발 딛고 서 있는 사회를 언제까지나 과거에 ‘우리가 알던 세계’로, 즉 한 자리에 고정되어 상존하는 실체로 여긴다. 일례로 현대 독일이라 상정하는 독일의 국경은 프로이센 시기에 통일되고 팽창하며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축소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에 고정된 영토를 현대 독일의 실체로 삼는다면, 그 사회를 제대로 연구할 수 없다. 우리는 고정된 경계를 유지한 민족국가를 중점적으로 보는 시야에서 벗어나야만 사회변동을 너른 시공간의 틀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세계화와 사회변동>의 전체 맥락을 관통하는 요지다.

상술한 문제의식 아래, 이 책은 변화무쌍한 사회를 일국적 차원이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에서 바라본다. 동시에, 비교적 긴 시간 축을 따라 역사적으로 사회변동을 설명한다. 특히 사회변동론의 주요 테마로서 세계체계와 글로벌 자본주의, 사회 발전 패러다임 등을 주요 서술 대상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에 마르크스·베버·월러스틴 같은 사회학 거장들의 분석 틀을 통해 이론적 접근을 시도한다. 

이 책은 5개의 강의를 한 권으로 묶어 놓은 구성을 지녔다. 첫 번째로 사회변동의 의미와 역사적 자본주의 및 그 동역학, 근대 세계체계의 기본 개념들과 특성들을 다룬다. 2강부터 4강까지는 역사적 흐름에 따라 19세기 고전적 자유주의와 20세기 등장한 케인스주의,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금융 세계화를 순서대로 전개한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적 맥락 속에서 발견되는 사회변동으로서 발전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설명한다.

사실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다른 자료들을 통해 각각 단편적인 개념으로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역사사회학의 관점과 세계체계론의 시각을 활용해 각 개념을 상호 연결 지어 설명한다. 이로써 각 개념 간 유기성을 높이고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 속에서 변동하는 사회를 심도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한국의 학계에서 출판된 텍스트 가운데 앞서 설명한 내용들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것은 많지 않다고 한다. 사회변동의 개념과 특징을 정리하고 사회가 변동하는 풍경을 조망하고 싶은 분들, 사회변동의 계기들을 하나의 궤로 연결해 이해하길 원하는 분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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