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조회 공문에 4개 기관 반대 회신
“의견 수렴 과정에 학생은 배제돼”
기획위원회 심의 통해 안건 결정

지난달 31일 자연대 1호관 후면 부지. 이곳에 주차장이 건립된다면 약 50대의 주차 공간이 마련된다.
지난달 31일 자연대 1호관 후면 부지. 이곳에 주차장이 건립된다면 약 50대의 주차 공간이 마련된다.

‘2024년 자연대 2호관 리모델링 착공 등에 따라 주차난이 예상되어 자연대 1호관 후면에 주차장을 건립하고자 하니 의견 조회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이 지난달 21일 우리 대학 전 기관을 대상으로 수신됐다. 문제는 새로 건립될 자연대 주차장에 차단기를 설치하여 이용 대상을 자연대 소속 교직원으로 한정한다는 내용이었다. 공문에 따르면 총 면적이 1,050m²인 자연대 1호관 후면부지에 대략 50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건립한다는 이 기획에 자연대 1호관 소속 교직원 중 67%(32명)가 찬성, 33%(16명)가 반대했다.

지난달 24일까지 기획조정과(기조과)가 실시한 의견 조회에서 총무과, 경영대, 사범대, 교육혁신본부 총 4곳에서 의견 회신이 왔다. 4곳 모두 특정 단과대 소속 교직원들만 이용 가능한 주차장을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교육혁신본부 관계자는 “우리 대학 전체적으로 주차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단과대만 주차장을 만들어서 소속 교직원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주차장을 만들더라도 대학 구성원 전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의견은 청취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불만이 있었다. 정찬우(물리·19)씨는 “교직원만 사용할 수 있는 주차장은 교직원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학생들을 공동체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과 교직원 수가 많은 자연대에서 주차장 건립 자체는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하지만 교직원과 학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성민(물리교육·21)씨는 “사범대 앞 주차 공간이 항상 부족한데, 자연대 1호관 후면에 주차장을 건립하면 자연대 뒤에 위치한 사범대 또한 득을 볼 것 같다”면서도 “교직원들끼리 공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학생 입장에선 결과 통보만 받으니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환경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자연대 관계자는 “현재 80대 정도가 자연대 공간에 주차할 수 있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주차하기가 어렵다”며 “자연대 1호관 후면부지에 주차장을 건립하면 교직원들이 신속하게 주차하고 강의실까지 이동 시간도 줄어 일하는 환경이 더 좋아질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대 교직원들이 새로 건립될 주차장을 이용하게 되면 남은 자리를 다른 단과대나 학생들이 훨씬 더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연대가 제출한 주차장 건립과 주차장 이용 대상에 대한 안건은 기조과가 개최하는 기획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회의에는 전체 단과대 구성위원이 참여한다. 기조과는 “현재 공문을 통해 조회된 구성원들 의견 자료는 회의에서 보조 자료로 쓰일 것”이라며 “아직 회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른 안건들도 모아지면 4월쯤 개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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