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분배 균형 무너져 “아르바이트 고민”
자취생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심 필요
옷 껴입기 등 에너지 절약 실천 같이

“추워도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를 쉽게 켤 수 없어요.”

전예빈(경영·20)씨는 그동안 한겨울에도 집안에서 반바지와 반소매 차림으로 생활했지만 올해는 난방비가 걱정돼 보일러를 끄고 수면 바지를 꺼내 입었다. 상대 인근에서 작년 2월부터 자취 중인 그는 아르바이트비로 월세와 생활비를 해결하고 있다. 그는 “집이 남향이 아니라 낮에도 빛이 들어오지 않아 춥다”며 “적은 월급으로 월세와 가스요금을 내고 나면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9월부터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면서 고정적인 수입이 사라졌다”며 “난방비가 올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지원금을 확대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2일에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2% 올랐다. 도시가스는 전년동월대비 36.2% 상승했으며, 이에 따른 시민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겨울철 한파 속 오른 물가로 인한 생활비 걱정과 더불어 난방비까지 신경 쓰게 된 우리 대학 자취생들의 한숨 역시 깊어지고 있다.

올해 1월 방학을 맞이하여 본가로 갔던 이아무개(특수교육·22)씨는 오랜만에 자취방에 돌아와 확인한 가스요금 고지서에 크게 놀랐다. 작년 12월 1만8,500원이었던 요금이 올해 1월 1만3,680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방학 동안 자취방에 머문 기간은 4일도 채 안 된다”며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가스요금이 크게 늘어 앞으로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이씨는 자취방을 새로 구했으나 오른 난방비가 무서워 아직 도시가스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상대 인근에서 18개월째 자취 중인 배대욱(신문방송·19)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는 “올해 1월 가스요금이 약 9만원으로 평소보다 2~3만원 더 나왔다”며 “과거 5만원이면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지만 올겨울은 5만원으론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난방비가 무서워 보일러를 최대한 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아무개(자율전공·22)씨는 “난방비 폭탄으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생활비가 많이 소비됐다”며 “그동안 생활비를 분배해 사용했는데 난방비 인상으로 생활비 균형이 무너져 힘들다”고 말했다. 작년 3월 대학에 입학하고부터 예술대 인근에서 자취 중인 그는 오른 난방비에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이다. 이씨의 경우 작년 11월 약 2만6,000원이었던 가스요금이 올해 1월 약 8만1,000원으로 약 4배 상승하였다. 그는 “물가가 올라 물건을 살 때 주춤하게 되는데 난방비까지 올라 걱정이다”며 “학생 신분으로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 때문에 생활비가 여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오른 난방비로 생각지 못한 지출이 생긴 화학공학부 ㄱ씨는 현재 아르바이트를 고민하고 있다. 공과대 인근에서 12개월째 자취 중인 그는 “올해 가스요금 고지서를 보고 당장 식비부터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부모님께서 용돈을 주지만 오른 난방비와 물가를 감당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기 중에는 학업에 집중하고 싶지만 생활비가 부담이라 아르바이트를 할지 고민이다”고 했다.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난방비에 자취생들은 난방비 줄이기에 노력하고 있다. 예술대 인근에서 생활 중인 ㄴ씨(화학에너지공학·22)는 “보일러를 틀었을 때 바닥에 이불을 깔아 놓으면 보일러를 껐을 때도 온기가 계속 남아 있다”며 “옷도 더 껴입고 나가기 전에 외출로 보일러를 돌려놓으면서 난방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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