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철학 수업에서 마르크스의 생산관계에 대해 배웠다. 마르크스는 "노동자에겐 국적이 없다"고 했다. 동의한다. 자본에 국경이 없는 것처럼 자본가에게도, 노동자에게도 국적이 없다. 자본가들의 이윤 추구를 위해 노동자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착취당하기 때문이다.

2023년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조합원에겐 여전히 국적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을 ‘북핵 위협과 마찬가지’라 했다. 화물 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안전운임제 연장과 확대를 위한 파업에 윤 대통령은 지난 11월 29일,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말한다. 여기서 자유는 무엇인가. 독재자들이 사용하던, 기업과 자본가만 자유로운 자유민주주의 아닌가.

화물연대 총파업은 지난 12월 9일 철회됐지만,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계속해서 안전운임제를 위해 투쟁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의 과로, 과속, 과적을 방지하고 최소한의 운임을 결정하는 제도다.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법안은 여야간 이견으로 지난 12월 28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무산됐다. 결국 2022년이 끝날 때까지 국적 없는 그들에게 ‘자유’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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