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를 다니는 학생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학생이라면 '에브리타임(everytime, 이하 에타)'이라는 어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간표를 구성하기 위해, 학교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동아리나 대외활동에 대한 정보 등을 찾기 위해 대학생들은 에타를 활용한다. 거기서 우리는 정보를 찾고 공유하며, 새로운 인간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만큼 에타는 대학생들에게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어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하지만 이 에타는 어느 순간 정보 공유와 인간 관계 형성의 공간이 아닌, 상대방을 무작정 비난하고 폄훼하거나 혹은 일부 무리를 지어 상대 집단을 공격하는 혐오 현상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익명이라고 하는 온라인 공간이 가진 미명 아래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욕설과 비하, 부정적 언행을 일삼으며 혐오를 저지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상처가 남게 된다.

필자는 이번 2학기에 학부 졸업논문을 제출했다. 전남대 에타를 중심으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혐오 현상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논문을 작성했다. 논문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에타를 사용하고 있는 전남대 학우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 여러 차례 인터뷰 과정에서 발생하였다. 대표적으로 참여자 모두 전남대 에타에서 각종 혐오가 발생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물론,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여러 이유에서 혐오를 당한 적이 있는 피해자라는 사실에 연구자로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인터뷰에서 드러났던 혐오 사례를 보면, 여혐, 남혐과 같은 젠더(성별) 혐오,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성향과 같은 정치 혐오 등 현 우리 사회에서 통상 일어나고 있는 종류의 혐오 현상은 비일비재 했다. 특히 놀랬던 것은 여수캠퍼스나 특정 단과대학 및 학부(과)를 대상으로 한 혐오나 신천지, 대학생진보연합과 같은 지역 거점에서 활동하는 특정 집단 및 단체에 대한 혐오가 전남대 에타라는 공간에서 특유하게 일어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혐오 현상의 발생 요인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대부분의 참여자들의 답변을 정리해보면  각박한 사회 속에서 누군가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경쟁 심리가 발동하여 나와 다른 상대를 혐오라는 수단을 이용해 물어뜯으며 우위를 점하고 안정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하였다. 특히 익명이라는 제도가 모순적으로 발동되어 온라인 공간에서 존중과 배려보다는 경쟁과 공격, 쟁탈을 기반으로 한 혐오 현상이 만연하게 되었다고 입을 모아 말하기도 하였다.

흔히 우리 사회에서 대학생들을 지성인, 대학교를 지성의 전당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에타를 비롯한 학내 공간에서 쉬이 벌어지고 있는 혐오 현상을 보며 당당하게 우리를 지성인이라 부르며, 우리가 다니는 공간을 지성의 전당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지성인이면 지성인답게 혐오 없는 존중과 배려의 전남대라는 지성의 전당을 만들어 가야할 의무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내가 대접받고 싶으면 남을 먼저 대접하라”라는 말이 있다. 나의 행복과 행운이 가득한 학교 생활을 원한다면 먼저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생각과 실천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모두가 함께 잘 되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공동체적 학교 생활을 우리 모두 같이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남을 헐뜯고 공격하는 혐오가 아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만들어 나가는 행복한 전남대를 나부터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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