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차이가 난다’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나이 차가 많이 날수록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고 우리는 거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요즘 세대들은’으로 시작하는 말은 시대가 변해도 질기게 내려온다. 그 옛날, 철학자 소크라테스조차 ‘요즘 젊은 것들은 권위를 무시하고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혀를 끌끌 찼다고 한다. 문제는 예전보다 그 차이의 폭이 줄어들긴커녕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세대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헝가리 사회학자 만하임(K.Mann heim)은 급속한 기술과 사회 변화는 세대 간 유대가 유지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더욱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세상이다. 시간이 지나 세대가 바뀌어도 이어지는 맥락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만하임은 세대라는 개념이 공통의 체험, 공통의 의식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미 지나간 역사는 다시 체험할 수 없다. 그러나 문화적 차원에서 공통의 의식은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고전(古典)이 고전이 된 이유는 그 작품이 모든 역사를 초월하기 때문이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겨울방학에 ‘전대 52 특강’에서 들은 말이다. 이 말에서 찾을 수 있는 건 고전이 물리적, 시간적 거리를 넘어 그만큼 많이 읽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고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생각을 공유했다.

어렸을 땐 부모님의 지시 아래 전래동화 전집이나 세계명작동화 전집 같은 것을 많이 읽었다. 그러다 교과서나 수업 시간에 아는 동화가 나오면 반가움을 느꼈다. 책을 안 읽었다는 사람도 <흥부와 놀부>가 무슨 내용인지 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고전이든 동화든 사회 내에서 다수가 공유하는 글이나 콘텐츠가 있을 때 우리는 공통의 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세대 간 이념이나 가치관의 차이가 더 커지고 있다. 기성세대가 읽었던 글과 요즘 세대가 접하는 콘텐츠가 너무 다르다면 차이를 논하는 소통조차 어려워진다. 시간이 지나 세대가 바뀌어도 이어지는 맥락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공통의 맥락을 찾았을 때서야 우리는 완전히 단절되지 않고 차이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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