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식집사 박혜진 씨, “세심한 노력 기울이며 천천히 지켜봐”
39년 된 ‘신라꽃농원’ 방문, 꽃과 식물 사려는 사람 많아

“식물의 새순이 올라오고, 분갈이하며 흙을 만질 때 식물에게서 힘을 얻는다.”

30여개의 식물을 키우는 식집사 한정훈 씨(생명과학기술·18)의 아침은 물을 주며 상한 이파리를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2년차 식집사 박혜진 씨(26) 또한 마찬가지다.

한 씨는 식물을 키우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방에서 키우는 식물은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선풍기를 틀어 통풍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식물을 기르기 시작했을 때는 배송기간이 2~3일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요즘은 구매처의 주문량이 늘어 5일 이상 걸린다”며 “반려식물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증가한 것을 몸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30여 가지의 반려식물 중 가장 좋아하는 식물로 ‘개운죽’을 꼽았다. 대나무를 닮은 이 식물은 수경재배로 많이 기르지만, 흙에 양분이 많아 더 잘 자라기에 그는 배수가 잘 되는 흙에 옮겨 심고 있다.

한 씨가 처음부터 베테랑 식집사였던 것은 아니다. 흙의 물이 제대로 마르지 않아 화분에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벌레가 생겼던 적도 있었다. 그는 “인터넷에서 마요네즈와 물을 섞어 만든 난황유를 식물에 뿌리면 벌레 퇴치에 유용하다는 정보를 얻어 위기를 모면했다”고 아찔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두 사람 모두 “식물을 키울 때는 흙이 말랐는지를 확인하여 적정량의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초보 식집사들이 기르기 좋은 식물로 수경식물이나 관리가 쉬운 산세베리아, 스투키 등을 추천했다.

아이비, 옵투샤 등의 반려식물과 동고동락하는 박 씨는 “식물을 키우는 것은 대부분 좋은 기억뿐이다”며 제라늄을 키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빨간 꽃이 피어 깜짝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며 “사람들도 이런 보람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씨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 얼핏 보면 쉬워보이지만 햇빛이 강한 여름에는 그늘진 곳으로 화분을 옮기고, 장마철에는 물을 평소보다 덜 주는 등 환경에 맞춰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지난해 11월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응답한 20대~30대의 비율은 61.1%로 60대 이상(46.3%)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입증하듯 ‘식물’과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을 지칭하는 ‘집사’를 합성한 ‘식집사’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식물을 키우는 것이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라는 고정된 시선을 탈피하고, 젊은 층들도 반려식물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식물에 대해 늘어난 사람들의 관심도를 파악하기 위해 39년의 역사를 가진 ‘신라꽃농원’을 방문했다.

“식물 통한 힐링을 찾는 사람들”

신라꽃농원은 광주·전남 원예 중도매인 1호로 1983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신라꽃농원이 위치한 우산동 화훼관광단지는 광주에서 규모가 큰 화훼단지다. 추석 휴일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꽃과 식물을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채로운 꽃과 식물의 종류만큼 손님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했다. 그중 20~30대의 비중이 상당히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여러 종류의 식물을 구매하여 트럭에 식물을 가득 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 어떤 식물을 구매할지 결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농원 안으로 들어가니 선인장, 다육이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와 꽃을 마주했다. 농원은 각자 선호하는 장소에 맞는 크기의 식물을 직접 보고 선택하기 위한 손님들로 붐볐다. 신라꽃농원의 직원은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식물 입고 리스트를 신라꽃농원 SNS 계정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기에 많은 손님들이 가게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매장을 찾는 손님 수의 추이에 관해 직원은 “확실히 코로나19 이후 식물을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며 “사람들이 집에만 있다 보니 식물을 통한 힐링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초보가 기르기 쉬운 식물로 스투키, 스파티필럼, 아라우카리아, 해피트리, 산세베리아, 안스리움 등을 추천했다. "이 식물들은 관리 요구 수준이 비교적 낮으며 대부분 공기정화 식물로 실내에서 키우기 유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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