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놓인 문제에 대해 한참을 고민하고 힘들어했던 게 허무할 만큼 다른 입에선 너무나도 당연스레 다른 입장을 내비칠 때, 고민하게 된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했을까? 이런 질문에 물꼬를 튼 건 돈과 노동력 중 삶의 기반이라 여겨지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데서다.

취재를 위해 농촌을 방문했을 때 제대로 설명할 순 없지만 노동력을 중심으로 일이 돌아간다고 느꼈다. 그와 반대로 도시에서는 돈을 중심으로 일이 돌아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근거 없는 이분법적 사고는 내 안에서 곧 철회되었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사회의 중심이 되는 어떤 것, 혹은 삶의 기반이 되는 어떤 것을 고를 때 돈과 노동력 중 사람은 무엇을 잃었을 때 더 좌절감을 느낄까? 기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방법이야말로 둘을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했다. 다음은 기자가 생각하는 돈을 버는 감각의 차이다.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은 산업화 이후 사회에 널리 정착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영끌, 빚투 등의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자신의 노동력이 아닌 돈(자본)으로 더 큰 돈을 벌고 싶다는 사람들의 심리는 여전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꾸준히 한푼 두푼 벌어 내 집 마련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허황된 꿈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는다. 찾았다면 돈을 벌기까지 자신의 노동력을 투입한다. 그래서 제공한 노동력과 받은 돈의 가치가 동등한가는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돈으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은 숫자가 움직이는 곳을 찾는다. 고심 끝에 결과가 오리라 믿다 보면 그 감각에 스며든다. 자신의 노동력을 통해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감각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 숫자를 느끼는 감각. 돈 때문에 삶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면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매혹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감각의 차이는 또 어떤 차이를 불러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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