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5월. 어떤 학생들은 잠시 교사가 된다. 바로 학부 사범대생이나 교직 이수를 하는 학생들이다. 교생 실습은 4월에서 5월 중에 4주간 진행되는 ‘학교 현장 실습’이다. 이는 교직 생활의 예행 연습으로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꼭 거쳐야 할 하나의 통과의례다. 그렇다면 그들은 모두 교단에 서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을까? 실제 교생 실습을 경험한 9명의 학생들을 통해 교생 실습이 자신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들었다.

“임용고시 결정 내리는 데 도움”

“선생님 때문에 국어가 좋아졌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올해 5월 모교로 교생 실습을 다녀온 오고운 씨(국어국문·19)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학생들과의 교류를 꼽았다. 오 씨는 “기간이 짧아서 아이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려고 했다. 상담을 통해 아이들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친해지려고 노력했다”며 “이를 통해 실제 교단에서도 학생과 교사 간의 유대감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 씨는 교생 실습 이전에 교단에 서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 3학년이 된 후,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무언가를 말하는 게 힘이 들었고 교원 자격증은 따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교생 실습을 나갔다. 그러나 오 씨는 교생 실습이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오 씨는 “아이들과 지내는 것도 즐거웠고 수업을 진행하며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다”며 “교사가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교생 실습 이후에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임용고시를 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성현우 씨(국어교육·19) 또한 학생들과 교류했던 경험을 “아주 특별하고 소중했다”고 말했다. 성 씨는 “교생 실습 이전에는 교직에 뜻이 없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거웠고,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 어려웠던 만큼 보람찼다”며 “교직에 나가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금철 씨(화학교육·20)도 교생 실습을 계기로 교단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 학생이 남긴 질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많이 찾아보고 학생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재구성했다”며 “학생에게 오개념을 심어주지 않을까 겁이 나 더 열심히 준비한 과정을 통해 교사의 교과에 대한 전문성이 기본적이면서 가장 필수적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신 씨는 “학교 현장에서 느낀 교사들의 열정과 학생들을 통해 느낀 책임감”을 언급하며 “교단에 서기 위해 노력할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학생 중심 교육”으로 교직관 변화

교직관은 학생을 가르치는 직무에 대한 견해나 입장을 말한다. 교단에 확신이 있었던 유서진 씨(국어교육·19)는 교생 실습 이후에 달라진 교직관에 관해 이야기했다. 유 씨는 “본래는 교사가 수업 측면에서 학생들을 끌고 나가야 한다는 교직관을 갖고 있었다”며 “하지만 교생 실습 이후에는 학생들의 성적을 위해 수업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방향으로 교직관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다인 씨(가정교육·19) 또한 교생 실습 이후에 교사로서의 방향성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전에는 내가 맡은 교과 수업 내용을 구성하는 데에 중심을 두었다. 그러나 교생 실습 이후에는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수업을 구성하는 데에 중점을 두어 생각하게 되었다”며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고, 안식처로 느낄 수 있는 교사가 되겠다는 가치관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교사와 학생 간에 형성되는 친밀감이 교직관에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김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말로 “선생님 덕에 학급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되었어요”라는 학생의 말을 꼽기도 했다.

로망과 현실 사이에서

조광표 씨(지리교육·17)는 본래 교단에 서는 것이 진로가 아니기도 하였으나 교생 실습 이후에 다른 진로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조 씨는 교생 실습을 “교사라는 직업을 교사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생의 시선에서 교사를 보았을 때는 수업이 중심이라고 생각했지만 경험한 실제 교사들의 업무는 행정 업무나 아이들과의 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점이 내가 생각했던 부분과 아주 달랐다”고 전했다. 그는 “체육 수업을 참관하며 아이들과 축구 경기를 했던 소중한 기억”과는 별개로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따른 피로와 여러 사람의 시선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내년 교생 실습을 준비 중인 조희진 씨(국어교육·19)는 “최근에 선배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교생 실습에 대한 로망보다 부담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조 씨는 “생각보다 체계적인 교사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짧은 실습 기간은 아쉬워

교생 실습은 실제 학교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학부생에게 도움을 주었다. 인터뷰를 진행한 9명의 사범대생, 교직 이수생들은 실제 학생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조광표 씨는 “교생 실습이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라 기간을 늘리면 더 좋을 것 같다”며 4주라는 실습 기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서진 씨도 “교생 실습은 좋은 경험이지만 명확한 답을 주기에는 기간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수업 시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한 9명의 학생 중 8명은 10번 이내로 수업을 진행했다. 10번 이상 수업을 진행한 것은 모교에서 수업을 진행한 오고운 씨 한 명으로 그는 총 42번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반면 유서진 씨는 6번, 김종진 씨(윤리교육·17)는 2번 수업을 진행했다. 대체로 10번 이내의 수업을 진행했고 개인마다 횟수의 차이가 존재했다.

오고운 씨는 “나 스스로는 교생 실습을 통해 진로에 있어서 명확한 답을 얻었으나 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씨는 함께 교생 실습 진행한 타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의 사례를 언급했다. 오 씨는 “체육 교생 선생님은 연구 수업이 끝난 후 교단에 서고 싶지 않다며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교생 실습을 나가기 전에 받은 관련 소양 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기도 했다. 오 씨는 “교육이 전체적으로 이론 중심적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 등 태도 차원에서만 설명해주어 아쉬웠다”며 “실습록을 작성하는 방법이나 수업 구상 방법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듣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조서연 씨(국어국문·19)가 금호중앙중학교에서 교생 실습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조서연
조서연 씨(국어국문·19)가 금호중앙중학교에서 교생 실습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조서연

교생 실습이라는 하나의 필수 과정은 개인에게 각자 다른 경험으로 자리했다. 생각에 없었던 교직이라는 뜻을 품게 된 학생, 더 구체적인 꿈을 꾸게 된 학생, 교직의 길을 걷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학생 등등. 김종진 씨는 “교생 실습은 내가 교사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교과를 가르칠 만한 역량이 있는지, 학생들과의 관계 형성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해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교사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스스로 물어보는 마지막 관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서연 씨(국어국문·19)는 교생 실습을 “다만 내 안의 답을 찾는 하나의 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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