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는 지역시민들과 선배들이 이룩한 자랑스런 성취를 기억하고 기념한다. 지나온 70년 역사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도전이다. 최초의 도전은 1952년 전남대학교의 설립에서 찾을 수 있다. 설립당시의 핵심목적은 지역사회발전에 동량이 될 인재양성에 있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초래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지역시민들은 가난을 극복하고 험난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안으로 국립전남대학교의 설립을 결정했다. 설립과정에서 확인된 지역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투자는 우리로 하여금 대학의 공적가치를 존중하는 정신적 기반이 되었다.

설립 이후 최고의 도전은 서구에서 검증받은 근대대학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있었다. 그 핵심은 인류보편의 가치로 존중하는 민주주의 실현과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포함하는데, 이는 결코 그 끝을 알 수 없으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동안 확인된 선배들의 민주주의 국가건설을 위한 참여와 희생 그리고 첨단의 과학기술 창조와 응용은 지역사회·국가·국제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우리의 70년 역사는 국립대학교의 본질인 공익성을 고려할 때, 지역시민들로부터 그 위상과 역할을 인정받고 있다. 오늘은 70년 역사 속에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던 선배들의 성취를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시간이다.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대학규모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종합대학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시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선진화되고, 학문분야는 연구내용과 방법에서 분화를 거듭하며 첨단화되고, 그에 맞춰 교직원의 역량은 고도화되고 있다. 1952년 개교당시 대학조직은 5개 단과대학, 20개 학과, 1개 부속간호고, 96명의 교수와 8백명의 입학정원으로 시작했다. 2022년 현재 대학조직은 17개 단과대학 21개 학부 94개 학과 10개 전공, 일반대학원 석사 137개 학과 박사 123개 학과, 5개 전문대학원 4개 학과 3개 전공, 6개 특수대학원 26개 학과 57개 전공, 교수 1,198명, 학부입학정원 4,248명, 외국인 재학생 1,477명, 직원 56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70년 동안 시설, 조직, 인력 측면에서 꾸준하게 선진화, 고도화, 국제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우리의 역할은 지역사회·국가·국제 수준에서 인정받고 있다.

전남대학교의 공적가치를 확인하는 대표활동인 교육·연구·사회공헌 분야의 최근 도전을 보면 각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기술·지식이 계승과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교육영역의 경우, 최근 도전을 대표하는 내용은 교육목적 구성에서 ‘사람’을 존중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총체적 역량배양에 대한 관심이다. 2022년 현재 학부수준에 편성된 9,215개의 각종 교과목은 각 학문분야의 분화를 반영하는 특수성과 다양성을 보여준다. 교수-학습방법 또한 분화와 심화 그리고 융합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비교과활동을 통한 학생-학생 간, 교수-학생 간 상호작용의 빈도 또한 대폭 늘고 있다. 개별교수와 대학차원에서 시도하는 교육영역의 다양한 도전은 교수·학생들이 개별적·집단적 차원에서 각성하는 다양한 의미의 창출로 이어지고 이는 대학의 총체적 교육역량의 질적 전환을 추동하고 있다.

연구영역에서의 도전이 보여주는 과정과 결과는 눈부시다. 전통적인 학문영역에 속하는 기초과학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응용과학에 속하는 학문분야는 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호남학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맥락을 중시하는 인문사회과학계열의 연구와 참여 그리고 첨단과학분야의 창조와 응용은 연구중심대학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4단계 BK21사업’에 참여하는 24개 단(팀)이 학문후속세대 양성과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수행하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연구를 들 수 있다. 첨단과학 분야는 기초학문과 응용학문 분야에서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AI융합대학과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설립, 첨단학과로 상징되는 인공지능, 스마트플랜트, 기계IT융합, 지역바이오시스템, 헬스케어메디컬, 빅데이터, 지능형모빌리티, 시각정보디자인, 석유화학소재공학, 스마트수산자원관리 등을 들 수 있다. 연구영역의 도전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호남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생존과 발전에 희망의 빛을 보여준다.

사회공헌 영역의 도전은 위대하다. 특히 민주주의 실현과 지역혁신을 위한 선배들의 참여와 희생은 민주주의 국가발전과 지역사회발전의 역할모범이 되고 있다. 선배들이 노력은 5·18민중항쟁의 정신을 지역·국가·국제 수준에서 심화하고 확대하는 대학 내 관련 학과·연구소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계승되고 있다. 또한 선배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지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1대 국회에는 17명의 동문이 각 지역·직능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의회민주주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또한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사업의 총괄대학으로서 지역소재 15개 대학과 함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생존을 위한 청년정착의 모형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캠퍼스혁신파크 사업을 유치하여 산학연협력을 고도화하는 지역상생발전플랫폼을 조성하고 있으며, 용봉캠퍼스에 ‘민주로’를 조성하여 생활 속의 시민민주주의를 직접 학습하는 장으로 지역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이 모든 것은 설립이후 지금까지 국립대학의 공적가치를 극대화하여 사회에 환원하려는 구체적 실천의 결과다.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는 사회적 존재로서 국립대학의 공적가치를 확인시켜준 지역시민들과 선배들께 충심으로 감사한다. 지역시민들의 관심과 격려 덕분에 이렇게 반듯한 모습으로 자유롭고 당당한 오늘의 우리를 확인하고 있다. 선배들의 노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사회환경을 극복하고 오늘 이만큼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룩한 것은 교육·연구·사회공헌에서 헌신적으로 노력한 선배들의 덕분이다. 오늘 우리는 지역시민들과 선배들이 함께 이룩한 위대한 성취를 분명하게 기억하고 충심으로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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