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무래도 이상한 말이었다. “나는 동물이 아니에요.” 뒤따른 말은 더 황당했다. “그러니까 나는 식물이에요.” 나는 두 번 헛기침을 하고 입 안에 순대를 마저 씹어 삼켰다. 헛기침을 하다 튀긴 밥풀을 휴지로 닦으며 말했다. “그래서 식물을 먹지 않는다고?” 지훈이는 돼지머리국밥에 떠있는 파와 콩나물을 마저 걸러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걸 뭘 묻느냐는 투였다. 하긴 이상한 새끼가 이상한 말을 하는 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일이다.

내가 지훈이를 처음 알게 된 건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통해서였다. 공무원 특유의 사무적인 친절이 배어있는 목소리가 자신을 선생이라 소개했다. 그 목소리는 나를 보호자라 칭하며 학교에 방문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 상황이 도통 이해가 가질 않아서 다시 전화를 걸려던 찰나 또 다른 번호로 전화가 왔다. 역시 모르는 번호였다. 남자의 목소리는 오래된 식빵처럼 푸석푸석했다.

“저 니가 종수맞지? 난 너희 아버지 친구다. 내가 연락이 늦었다 미안하다. 음 그게 다른 게 아니고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너희 아버지께서 몇 달 전에 크게 사고를 당하셨어.”

“예? 아버지요? 아니 그러니까 아버지요?”

아버지. 아버지는 내게 ‘육’이라는 성씨를 남기고, 내가 걷지도 못하던 때 어머니와 이혼을 하셨다. 이후 나는 어머니와 22년을 자라왔다. 그래서 나에게 아버지라는 단어는 텔레비전이나 책에서나 접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이름도 모르는 남자에게 들으니 지금 상황이 현실인지 조차 분간이 안 될 지경이었다.

“그래 뭐 놀랄만하지 근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너희 아버지 아들 그니까 너한테 동생이 하나 있어. 정확히는 이복동생이겠지 음 근데 이 새끼가 자퇴를 한다고 난리를 치는 거야. 나야 뭐 말려 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너희 아버지가 그리 되시고 난 후부터 얘를 어떻게 말릴 수가 없었어. 그래서 결국 얘가 원하는 데로 자퇴를 하게 됐는데 이게 하려면 또 친족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거야. 음 복잡하게 됐지 뭐야.”

“예 그러니까 제 이복동생 자퇴문제로 전화 주신 건가요? 아 그럼 아까 그 전화도 이 문제랑 관련된 건가요?”

“아 그래 그 전화 받았구나. 너가 지금 죽요동에서 자취한다고 들었다. 니 동생 지훈이 학교도 근처에 있으니까 한 번 들려줬으면 좋겠다. 하이고 나도 참 이게 어찌 된 상황인지”

“예 일단은 알겠습니다.”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어졌다. 여전히 상황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다시 학교 측에 전화를 하려 통화 목록을 보는데 ‘엄마’가 눈에 띄었다. 방금 전 통화를 하던 도중 걸려왔었던 모양이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아들. 잘 지내지?” 늘 그렇듯이 힘이 없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엉금엉금 귀에 들어왔다.

“어쩐 일이세요.”

“너한테도 전화 왔니?”

“네 엄마 이게 무슨 일이에요?”

“엄마가 미안해.”

“네? 엄마 뭐가 미안해요?”

“아니야 그냥 미안해.”

그 뒤에도 통화는 이어졌지만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엄마가 울었던 것 같기도 하다.

2.

다음날 나는 죽요고등학교에 갔다. 세상은 좁았다.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가 낳은, 존재도 몰랐던 이복동생이 같은 동네 주민이었으니 말이다. 심지어 죽요고등학교는 내 모교였다. 아직 그곳에서 근무 중이신 은사님도 뵈었다. 학교는 무슨 일이냐는 질문에 별 일 아니라는 대답을 했다. 별 일이 아닌 건 아니었지만 그 때만 해도 별 일이 있겠나 싶었다.

교무실에 가니 다른 사람들은 이미 자리에 있었다. 머리가 듬성듬성 빠진 것인지 나있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헤어스타일의 남자가 소파를 가리키며 편히 앉으라 하였다.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졸업하기 전 부임한 교장이었다. 내 옆에는 교복을 입고 머리를 초록색으로 물들인 학생이 앉았다. 지훈이었다. 그 옆에는 곱슬머리에 안경을 낀 아저씨가 있었다. 안경 낀 아저씨가 말했다.

“저 저희 지훈이 때문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허허허” 짧은 인사말이었지만 지난 번 통화를 통해서 들었던 그 목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루 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욱 퍽퍽한 목소리였다. 웃음소리에도 물기가 없는 것 같았다.

“아닙니다. 저희가 학생을 바르게 인도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맞은 편에 앉은 교장이 말했다. 이 말을 시작으로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졌다. 내 바로 옆에 앉은 지훈이는 이 모든 대화가 자신과는 관련 없다는 듯이 창문 너머를 응시하고 있었다. 멍한 눈동자가 어디에 멈춰있는지 알 수 없었다. 창 밖에는 키 큰 나무 두 그루가 보였다. 저 나무를 보고 있는 것일까?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무 것도 보지 않는 걸까? 확실한 건 지금 상황에는 조금의 관심도 두지 않았다.

사실 나도 이 상황에 관심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괜히 평소에 마시지도 않는 믹스커피를 홀짝거리며 간만에 산책 나온 강아지 마냥 주위를 탐색했다. 마주 앉은 교장의 인중에 돋아난 시꺼먼 점이라든지 책상 다리에 커피 얼룩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다 지훈이의 초록색 머리에서 삐져나온 검은 머리카락을 보았다. 살아있는 듯이 회오리치는 정수리의 가마에서 다른 머리카락보다 길게 자란 그 검은 머리카락 한 가닥을 본 것이다. 그때 처음 지훈이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곳에서 본 지훈이는 나무 같았다. 단순히 그 초록 머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곡기를 끊은 것처럼 보이는 앙상한 팔과 팔이 붙어있는 초라한 어깨는 그를 사람이 아닌 무언가로 보이게 만들었다. 움직임이 크지 않은 것은 둘째 치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문자 그대로 목석이었다. 풍경 아니 원래 그곳에 있던 소파처럼 그 자리에 있었다. 한참을 창밖만을 보니 죽은 것은 아닐까 걱정했을 정도이다. 가끔 움직이는 눈동자와 눈꺼풀 그리고 가느다란 숨소리가 지훈이가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고 나는 지훈이의 보호자이자 친권자로서 몇 장의 서류에 서명을 했다. 어제부로 동생임을 알게 된 동생의 자퇴를 위해서 어제부로 형이 된 나의 서명이 필요했다. 가족이라는 건 참 이상한 것이다. 일을 마치고 고시원으로 가려던 차에 아저씨가 요구인지 부탁인지 알 수 없는 제안을 건넸다. 지훈이와 함께 지내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이제 자퇴를 하게 되면 지훈이는 학교 기숙사에서 나와서 혼자 살아야 되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나에게 지훈이를 떠넘긴 것이었지만 그때의 나로서는 굳이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고시원보다는 빌라가 나을 테니까. 어제 들은 어머니의 음성이 떠올랐다.

3.

이틀 후 짐을 챙겨서 고시원에서 나왔다. 좁은 방에 욱여넣은 옷가지와 책들을 빼니 방이 두 배는 커보였다. 고민을 했었다. 아무리 족보상으로 형제라고 해도 이틀 전에 처음 만난 사람과 같이 지내는 것이 맞는 것일까?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얽혀갈 뿐 결론은 나지 않았다. 그저 난 고시원의 작은 방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볕이 드는 곳 정반대에 위치한 그 방은 커튼을 치지 않아도 반나절이 어두웠다. 창문 밖으로 사람이 떨어질 것을 걱정했는지 창문은 팔 한쪽을 간신히 뻗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았다. 항상 나는 퀴퀴한 냄새와 가끔 나오는 바퀴벌레들. 나는 그런 것들이 싫었다. 그마저도 두 달 째 월세가 밀리고 있는 형편이었다.

지훈이와 살게 될 집은 좋았다. 거실 하나에 방 세 개 화장실 하나. 각 방도 넓고 청결했다. 냉장고도 크고 좋았다. 문제는 사람이었다. 지훈이는 새벽 4시가 되면 일어났다. 동이 트기 전부터 이불을 정리하고 샤워를 했다. 아니 사실 샤워라기보다는 몸에 물을 주는 것이었다. 비누칠도 안 한 몸에 물만 뿌려대고 있었다. 방의 구조가 문제인지 물소리가 크게 들렸다. 덕분에 나도 5시쯤에는 일어나게 되었다. 집에 오고 이틀 정도는 다시 잠에 들려 노력했다. 하지만 눈을 감으면 물소리가 더 생생하게 들렸다. 귓전에 물을 쏟아 붓는 것 같은 소리에 잠을 청하기 곤란했다. 집 안에 있으면 귀를 막고 있지 않는 이상 물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밖으로 나갔다. 1시간쯤 동네를 걷고 돌아오면 지훈이가 개어 놓은 이불 옆에 벽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밥 먹는 시간 등을 빼면 하루 반나절을 그렇게 있었다. 옷이 죄악이라도 되는 마냥 실오라기 하나 없이 앉아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기괴했다. 군데군데 파란 멍이 있는 깡마른 어깨가 비스듬히 벽에 기댄 모습은 의지를 가진 생명체가 앉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 차라리 분재가 벽에 걸려있는 것 같았다. 역시 깡마른 복부로는 숨을 쉬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들숨을 쉬면 억지로 붙여놓은 것 같은 가죽이 힘겹게 늘어났고, 날숨을 쉬면 살이 뼈에 붙어 앙상한 뼈대가 드러났다. 가끔 그 적나라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숨을 마시지도 뱉지도 않고 가만히 있을 때, 종종 가느다랗게 떨리던 속눈썹도 움직이지 않고 멈춘 것처럼 있었다. 그때가 정말 두려운 순간이었다. ‘저대로 죽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뇌리를 파고들 때 지훈이의 눈동자가 파르르 움직였다. 지훈이와의 하루는 그런 기이한 순간들의 반복이었다.

그렇다고 항상 그렇게 앉아만 있지는 않았다. 필요에 따라 분주하게 몸을 움직였다. 매일 2시가 되면 번잡하게 던져놓은 옷가지를 입고서는 밖으로 나갔다. 어딜 가냐고 물어도 답이 없었다. 하루는 분리수거를 핑계로 따라 나와서 뒤를 밟은 적이 있었는데 한참을 동네를 서성이다가 벤치에 앉아 멍하니 있기를 반복했다. 1시간 동안 미행한 수확이 그것이었다. 내가 돌아오고 3시간은 지나서야 집에 왔으니 4시간을 그렇게 보냈다는 것인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늘 조용하던 그가 별안간 큰 목소리를 낼 때도 있었다. 그 기준을 알면 적당히 맞춰줄 텐데 그렇지도 않았다. 화를 내는 이유는 대부분 먹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지훈이는 식물을 먹지 않았다. 단순히 채소가 아니라 식물이 들어간 것은 일절 거부를 했다. 밥도 엄연한 식물이기에 밥도 먹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고기를 먹었다. 이런 식습관을 고려하지 않으면 투정을 부렸다. 평소에는 원재료명을 읽어주며 툴툴대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가끔은 그 분노를 고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실수로 바나나맛 우유를 가져다 줬을 때 불안정한 톤과 어눌한 억양으로 찢어지는 것 같은 고함을 냈다. 살짝 울먹이는 것도 같았다. 식품을 가지고만 이러는 건 아니었다. 옷을 입는데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되었다. 면으로 된 옷들은 하나도 없었다. 그에 반하여 털로 된 옷들이나 합성수지로 된 옷은 굉장히 많았다.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훈이와 대화를 자주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을 섞을 때마다 내 상식에 반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로 동물과 식물의 관계에 대한 망상적인 이야기였다. 주된 골자는 식물이 동물에 의해 핍박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동물이 싫어요. 동물은 식물을 괴롭히잖아요. 사슴은 풀을 학대하고, 사람들은 나무를 무너뜨려요.” 거의 혼잣말에 가까운 그의 말이었지만 의미는 분명했다. 동물이 싫다. 그가 하는 대부분의 이야기의 결론이 이러했다. 그러다가 닷새 전에 느닷없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아버지가 트럭과 추돌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사실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 인간이 어떻게 되든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훈이는 아버지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다른 방법은 의미가 없고 지금 가능한 건 목숨을 보전하는 것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핸드폰을 보여줬다. 연명치료중단 가족 동의서가 찍혀있었다. 지훈이가 말했다. “형도 해야 돼요.” 지훈이의 목소리에는 이상한 흥분이 섞여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별 생각이 없었다. 내가 주의를 기울였던 건 지훈이의 말의 내용보다는 호칭이었다. 그가 형이라는 호칭으로 나를 부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이 말을 하고 다시 평소처럼 벽에 기대어 앉았다.

4.

지훈이는 국밥을 숟가락으로 휘휘 저은 후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파와 콩나물을 모두 건져낸 모양이었다. 나는 이미 건더기를 모두 먹고 뚝배기 바닥에 남은 밥알들을 숟가락으로 뭉개며 희롱했다. 지훈이가 먹지 않은 공기밥 까지 말아먹어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지훈이가 첫술을 입에 물었다. 나는 식당에서 나와 담배를 입에 물었다. 20년 이상은 쓴 것 같은 낡은 에어컨이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그런 날씨였다. 아스팔트가 흐느적거리는 것이 아지랑이가 아니라 정말 흘러 녹아내리는 것이라고 해도 믿을 날씨였다.

진흙이 덕지덕지 붙은 흰 승용차가 국밥집 앞에 주차를 했다. 자세히 보니 먼지 쌓인 차 앞 유리에는 날벌레들이 별자리처럼 박혀있었다. 아저씨가 차에서 내렸다. 차만큼이나 추레한 행색이었다. 이미 이마는 땀으로 가득했고 짧게 자른 머리카락 끝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안경을 벗고 흥건한 땀을 세수하듯이 닦아낸 후 국밥집 문을 열어 지훈이를 불러냈다. 지훈이는 듣는 둥 마는 둥 고기를 입에 쑤셔 넣고 있었다. 두 개의 어금니로 고기를 뭉개는 지훈이의 얼굴에 묘한 활기가 돌았다. 아저씨가 열쇠를 건네며 먼저 차에 들어가서 에어컨이라도 틀어놓으라고 했다. 차에 들어가 시동을 켜고 에어컨을 틀었다. 더운 바람이 얼굴에 뿜어져 나왔다. 가게에서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차에서 나오자 지훈이와 아저씨가 차를 향하고 있었다. 다시 차안에 몸을 넣었다. 여전히 날은 덥고 바람은 더 더웠다.

아저씨는 통일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차 안은 차 밖과 비견될 만큼 더러웠다. 휴지며 장갑부터 시작해서 갯지렁이와 덜 마신 음료수 병까지 모든 물건들이 그곳에서 있어야 할 목적을 잃고 널브러져 있었다. 내가 앉은 자리에 콜라가 쏟아져 있어서 시트에 깔려있던 물티슈를 꺼내 훑었다. 햇볕에 달궈진 시트를 닦은 물티슈는 열병을 앓는 아이의 이마 같았다. 땀이 오줌처럼 흘렀다.

나는 지훈이를 봤다. 잡동사니들로 비좁은 차 때문에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있었다. 머리는 창밖으로 반쯤 내밀고 감지 않을 정도로만 눈을 뜨고 있었다. 초록색 머리가 마구 흔들렸다. 그에 반해 작게 뜬 눈 안에 눈동자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땀샘이 고장이라도 났는지 피부에 땀 한 방울 고이지 않았다. 반면 아저씨는 정말 열심히 땀을 뽑아냈다. 이마 주름에 고인 땀을 닦아내며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종수는 너희 아버지를 처음 보는 건가.”

“네.”

“음 저번에 병원 한 번 들러본다고 하지 않았나?”

“예 그게 일이 좀 있어서.”

“음 뭐 그래. 아버지 관련해서는 더 생각해볼 수 없겠어? 정말 너도 저 지훈이와 생각이 같아? 그러니까 너도 존엄사에 동의하는 거냐고?”

“네.”

아니 사실 나는 지훈이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나는 여전히 별 생각이 없었다. 아버지는 내게 없는 존재였다. 그 사실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없는 사람이 없어지는 것이 나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다.

“어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나는 형님 그렇게 보내는 게 맘에 걸려. 의사가 가망이 없다고는 해도 그래도 아직 멀쩡히 숨을 쉬고 있는 거 아니냐 이 말이야.” 아저씨의 안경에 지훈이의 얼굴이 비치는 것이 보였다. 아저씨는 손을 올려 잔 흠이 많이 난 검은 안경테를 만지다가 다시 운전대에 올려놓으셨다.

아저씨는 아버지와는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20년이 넘는 시간을 형 동생으로 지내서 아버지에 대해서는 나와 지훈이보다도 훨씬 많이 알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도 그런 것 같았다. 아저씨는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이유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말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자신이 스물두 살 쯤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쳤을 때 친지도 없는 자신에게 거금의 수술비를 내주었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이름도 제대로 알려주신 적이 없다. 내가 알고 있던 건 그 사람의 성이 ‘육’이라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가 궁금했다. 이야기 속 아버지 말고 진짜 아버지 말이다.

외관상 아무런 특징도 없는 흰 건물이 보였다. 내비게이션에서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덥고 비좁은 차에서 내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아저씨가 병원 앞에서 담배를 한 대 태우시는 동안 나와 지훈이가 먼저 병원으로 들어갔다. 그때 알았다. 병원의 특징은 모습이 아니라 냄새에 있었다. 말하자면 무색유취였다. 종종 병원에 가면 맡을 수 있었던 알싸한 알코올 향에 무언가 역한 냄새가 섞인 그런 냄새였다. 코가 냄새에 익숙해질 때쯤 우리는 아버지가 계시는 병실에 도착했다. 그리고 거기서 또 다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썩 좋은 냄새는 아니었다.

5.

냄새의 출처는 명확했다. 아버지였다.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아버지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10톤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혀 산산 조각난 몸을 다시 이어붙인 사람은 그 병원에서 아버지 하나뿐이었으니 모르는 게 이상했다. 그런 사고를 당하고 저런 상태로 반년을 가까이 버텼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내가 본 아버지의 첫인상은 신생아와 변사체의 중간이었다. 몸을 덮은 이불은 갓 태어난 아이의 강보보다 희었고, 이불에 둘러싸인 몸은 죽은 피부보다 검었다. 코와 팔에는 긴 호스들이 꽂아져 있어서 기계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참을 보고나서야 그 모습에 대한 정확한 표현을 찾을 수 있었다. 아버지의 모습은 마치 고사목 같았다. 검은 피부는 거친 수피와 같은 주름들이 빽빽이 들어차있었고, 팔은 한 번도 움직여 본 적이 없다는 듯이 가지처럼 붙어있었으며, 머리칼을 민 황량한 머리는 잎마저 포기한 가냘픈 가지들을 떠올리게 했다. 말 그대로 식물인간이었다. 그것이 내가 처음 마주한 아버지의 실체였다.

아저씨가 아버지에게 붙인 ‘좋은 사람’이라는 단어를 곱씹었다. 다리에 일곱 개의 핀을 꽂아야 하는 사고를 당한, 유복자에게 수술비의 상당하는 돈을 건넸다던 그 사람을 상상했다. 그리고 기억을 되짚어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통화를 하던 어머니의 표정과 그 목소리를 떠올렸다. 평소보다도 힘이 없고 가는 목소리로 “여보세요”라며 대화를 시작하던 그 목소리를 기억했다. 어린 내가 해독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얼굴에 담아내던 그 이목구비가 눈앞을 휘감았다. 그리고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봤다. 여전히 그는 식물인간이었다.

의사가 아저씨와 함께 들어왔다. 의사는 아저씨와 대비되어 그런지 굉장히 깔끔해보였다. 아버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의사는 목소리마저 감정의 티끌 하나 없이 깔끔했다. “말씀은 들으셨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저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연명치료가 전부입니다.” 아저씨의 이마가 순간 일그러졌다. 그건 지훈이도 마찬가지였다. 데칼코마니처럼 이마를 한껏 찌푸리고 있는 둘이지만 둘은 다른 부분에서 인상을 썼다. 포착하기 힘든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걸 느낄 수 있었다.

의사는 말을 마치고 서류를 건넸다. 더 이상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종이와 글자를 한 동안 쳐다보다가 지훈이를 봤다. 지훈이는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종이를 보고 있었다. 무슨 내용인지 확인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 전에도 그 글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지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아저씨와 의사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 웃는 걸 보고서도 웃었다고 확신을 할 수 없는 형체가 없는 웃음이었다. 나는 무표정으로도 웃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다만 어깨는 확실히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기쁨의 파도를 타고 서핑을 하듯이 덩실거리는 어깨의 선은 그의 얼굴보다도 정확히 기분을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즐거움이 불쾌했다. 그의 평소 모습을 기억하기에 더욱 그랬다. 젖은 미역처럼 늘어져있는 어깨가 오늘은 잘 말린 북어처럼 빳빳했고, 생각을 읽을 수 없던 탁한 표정은 그렇게 맑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눈동자가 달랐다. 늘 가지고 다니던 그 텅 빈 눈동자가 아니었다. 언젠가 다큐멘터리에서 본적이 있는 먹이를 응시하는 사자의 눈이었다. 그의 정수리에 돋아난 검은 머리카락이 가마의 결을 따라 돌기 시작했다. 이런 표현이 정확할지 모르겠지만 그때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동물로 보였다.

다시 아버지를 봤다. 내가 서류에 사인을 하면 저 사람은 공식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사실 지금도 살아있다고 보기는 애매한 그였다. 그렇지만 그를 둘러싼 너저분한 기계들은 그가 힘겹지만 아직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눈동자가 보고 싶어졌다. 무겁게 잠겨있는 저 눈꺼풀 안에 눈동자를 보고 싶었다.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저 사람의 눈에도 지금 지훈이의 눈에 있는 것 같은 맹수의 눈동자가 있지는 않을까 궁금했다. 없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쥐어짜내서라도 그 눈동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하고 싶었다. 고개를 돌려 유리창에 비친 나를 봤다. 검은 눈동자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늘 밝은 빛이 돌던 어머니의 갈색 눈동자와는 다른 깊은 밤 짙은 바다처럼 어두운 색이었다. 내 성 말고도 아버지에게서 받은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나는 사인을 할 수 없었다.

“조금 더 생각해보고 내일 다시 올게요” 내가 말했다. 지훈이가 나를 노려다 봤다. 우리는 다시 그 비좁고 더운 차에 몸을 구겨 넣었다. 아저씨는 약속이 있어 우리를 학교 육교까지에서 내려주었다.

6.

해가 멀리 늘어진 늦은 오후였음에도 여전히 날은 더웠다. 병원을 나온 지훈이는 이전과 같이 무신경한 얼굴로 무기력한 동작들을 했다. 집에 가는 길에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기 위해 정육점에 들렀다. 비릿한 고기 누린내가 어지러울 만큼 코를 채웠다. 너에게 고기를 팔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정육점 주인의 넉살 덕분에 내 손에는 순식간에 삼겹살 네 근이 들려있었다. 두 명이서 먹기는 어려운 양이었다.

검은 봉지를 손에 들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또 다시 비릿한 냄새가 났다. 이번엔 정육점 냄새도 손에 들고 있는 고기의 냄새도 아니었다. 코와 눈은 바쁘게 냄새의 진원지를 찾았다. 코가 밝혀낸 냄새의 시발점은 가로수 밑에 있었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 것이었다. 나는 놀라서 삼겹살이 들어있는 봉지를 떨어뜨렸다. 봉지를 주울 생각도 못하고 비릿한 냄새를 따라갔다. 나무 아래에 고양이는 죽어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나도 몰랐을 것이다. 인간의 손을 타지 않았는지 검은 털은 거칠게 자라 삐죽빼죽했다. 귀와 눈에는 상처가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죽은 것 같지는 않았다. 입 주변에 토사물이 있는 것을 보면 누가 약이라도 먹인 듯했다.

내가 지훈이에게 고양이가 약을 먹고 죽은 것 같아 라고 말하려 할 때 지훈이는 멀찍이서 내가 떨어뜨린 봉지에서 흘러나온 삼겹살을 검은 봉지에 쑤셔 넣고 있었다. 고양이에 무슨 관심을 두냐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보통의 무신경보다는 짜증이 좀 더 섞인 그의 얼굴에는 일말의 안타까움도 묻어있지 않았다. 나는 하려던 말을 꺼내지 않기로 했다. 그냥 그러니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고양이를 본 뒤로 지훈이가 앞장서서 걸었고 나는 멀리 떨어져서 뒤따라갔다. 입을 꾹 다문 둘 사이에 정적이 맴돌았다. 나와 지훈이가 살고 있는 빌라가 있는 골목에서도, 빌라 계단에서도 정적은 계속되었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그나마 긴장을 누그러뜨렸다.

7.

나는 냉장고에서 소주와 마늘, 고추, 상추를 꺼냈고, 지훈이는 신문지 몇 장을 깔고 버너를 가지고 왔다. 지훈이가 고기를 올리자 치이이익 하는 소리가 집 전체에 울려 퍼졌다. 나는 내가 먹을 밥과 쌈장. 소금. 후추. 참기름을 가지고 왔다. 내가 먹을 쌈장은 내 앞에 소금과 후추에 기름을 섞은 기름장은 지훈이 앞에 두었다. 준비가 끝날 때쯤 지훈이가 고기를 뒤집었다. 핏기가 가신 고기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나는 텔레비전을 틀었다. 삼겹살이 익어가는 소리와 방송 출연진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좀 전에 정적을 잊을 수 있었다.

밥을 두 공기를 먹고 소주 한 병을 비워냈다. 붉게 물든 얼굴이 뜨거웠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프로그램 진행자의 실없는 농담에 미친 듯이 웃다가 지훈이를 봤다. 그제 서야 지훈이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입을 오물거리는 그에게 물었다.

“왜.”

“사인할거죠?”

“동의서 말하는 거야?”

“네. 할거죠?”

“그게 원래는 안 할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 병원을 갔다 오니까 모르겠어.”

“왜요? 형 어머니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 안 해요?”

어머니 이야기에 기분이 나빠졌다. 저 새끼는 우리 어머니를 본 적도 없는데 뜬금없이 어머니 이야기를 꺼낸단 말인가? 아니 그보다 나도 모르는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저 새끼는 어떻게 안다고 저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우리 어머니가 뭐.”

“진짜 몰라요? 두 분이 왜 이혼하셨는지 몰라요?”

“무슨 소리야 대체.”

“형은 몰라요. 오늘 보고 온 그 사람은 괴물이에요. 괴물 같은 트럭이 좋은 사람을 식물인간으로 만든 게 아니에요. 그냥 괴물이 죽은 거지.”

괴물 같은 트럭이 너희 아버지를 그렇게 만들었다.” 아저씨가 늘 뱉는 말이었다.

“그냥 사인해요. 어차피 이미 죽은 사람이에요. 내가 못 죽인 게 서운하지만 의사가 말했잖아요. 가망이 없다고.”

그는 갑자기 웃옷을 벗었다. 그리고 등에 빼곡한 파란 상처들을 보여주었다. 상처들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뚜렷이 피부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마치 과일의 짓무른 부분부터 상하기 시작하듯이 상처 주위에 그 푸른빛이 퍼져가는 것 같았다.

“보이죠? 이게 그 새끼가 만든 것들이에요.”

나는 혼란스러웠다. 아버지가 폭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무슨 말이고, 이 말은 왜 지금 꺼내는 것인가? 내가 가진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막연한 원망이었다. 나를 버린 것에 대한 증오. 그마저도 커가면서 지워져갔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그런 감정을 가지는 것이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건 무슨 말인가?

“그래서 지금 아버지가 너를 학대했으니 아버지를 죽이는데 사인하자고? 난 못하겠는데.” 이상한 오기가 생겼다. 내가 모르는 아버지가 괴물일리 없었다. 아버지를 방어하고 싶었다.

“형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겠다면서요. 갑자기 왜 그래요?”

“그건 그 모습을 보기 전이지 난 오늘 거기서 내 아버지를 처음 봤어. 처음으로 아빠를 봤는데, 나를 닮은 아빠를 봤는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선택을 하겠어?”

“역겨운 소리 하지 마요.”

“병상에 누워있던 그 사람이야 니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 사람에게 피해를 본 게 없어. 어머니? 니가 어떻게 어머니에 대해서 아는데? 지랄하지 말라고.”

“지랄이요? 형 어머니가 그 새끼랑 좋아서 결혼하고 형까지 낳았다는 게 지랄이죠. 우리 엄마는 돌아가셨어요. 어떻게 가셨는지 알아요? 도망가다가 필리핀에서 한국에 한 달도 안돼서 아이를 가지고 사 년을 꼬박 기다리셨어요. 내가 뛸 수 있을 때까지 내 네 번째 생일이 오고 드디어 매일 매 맞는 그 생활에서 도망치다가. 급하게 잡은 택시에서 사고를 당했어요. 그리고 그 옆에는 내가 있었어요. 무슨 말인지 알아요? 모르겠죠. 알 수 없을 걸요. 평생. 그러니까 지랄하지 마세요. 나는 그런 동물 같은 새끼가 하루라도 더 연명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역겨워요.”

지훈은 멈추지 않았다. 검은 눈동자가 모두 보일 정도로 눈을 뜨고, 쉬지 않고 말을 내뱉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공포를 마치 방금 겪은 것처럼 이야기 했다. 벌벌 떨면서도 목소리는 떨림이 없이 단조로웠다. 그렇지만 분명히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 분노는 표정이나 목소리보다 살결에서부터 세어나왔다. 지훈이의 가마가 회전하고 있었다.

“미안해.” 더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지훈을 안고 그 말을 반복했다.

8.

다음날 병원에 가 동의서에 이름을 적었다. ‘육종수’ 같은 종이에 다른 이름도 적혀 있었다. ‘육지훈’. 얼마 안되어 아버지는 죽었다. 마치 종이에 적힌 이름이 사람을 죽인 것 같았다. 지훈이를 봤다. 희열을 숨길 수 없어서 얼굴을 푹 내리깔고 쉼호흡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가 입을 열기 전 말을 꺼냈다. “엄마 미안해요” 엄마는 당황해 하시더니 오늘 집에 들르라는 말을 하셨다. 나는 지훈이와 함께 가겠다고 했다. 엄마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으시다가 “그래”라고 짧고 명확하게 말했다. 지훈의 어깨를 두드리며 집에 가자고 했다. 너희 집 말고 우리 집으로 가서 밥을 먹자고 말했다.

그렇게 그 날 저녁 나와 지훈이 그리고 엄마는 텔레비전과 냉장고 옷장이 전부인 원룸에 모였다. 엄마는 삼겹살을 사오셨다. 파스를 붙인 손으로 부단히도 삼겹살을 구워 나와 지훈이의 접시 위에 올려놓으셨다. 텔레비전을 틀고 대화 없이 삼겹살만 먹었다. 그러다가 한 예능에서 코미디언이 한 개그에 세 사람이 동시에 웃었다. 그 이후에도 여전히 말을 없었지만 괜찮았다. 말은 텔레비전이 대신하고 있고, 우리는 동시에 웃었다. 아무래도 이상한 저녁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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